"일본 수출규제 맞설 7개 품목 중 6개 국산화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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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수출 규제가 외교마찰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소재부품 국산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수출규제 대상 또는 대상이 될 수 있는 주요 품목 7개 중 6개가 국산화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10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최근 보고서인 '소재·부품·장비의 대일 수입 의존도 현황과 국산화 가능성 검토'에 따르면 분석대상 7개 품목 중 6개 품목이 2~3년 내 국산화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됐다. 지난해 대일 수입금액 규모로는 11억달러, 7개 품목의 대일 수입금액의 78% 정도가 국내 기업 제품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추정이다.

일본의 수출규제 대상인 3개 품목은 불화폴리이미드·불화수소·포토리지스트로 지난해 대일 수입액은 3억9000만 달러다. 대일 총 수입액의 0.7%에 해당하지만 제조 공정의 핵심 소재이기 때문에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전체 생산에 타격을 줄 수 있어 리스크가 높다.

연구소는 이 3개 품목 중 불화폴리이미드의 국산화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봤다. 불화폴리이미드는 폴더블폰 커버윈도우로 사용되는 투명 PI와 OLED 소재로 쓰이는 PSPI(광감응성폴리이미드) 등으로 활용된다. 지난해 일본으로부터 약 2000만달러에 달하는 불화폴리이미드를 수입했는데, 코오롱인더스트리, SKC, SK이노베이션, 이녹스첨단소재 등 국내 업체들의 기술력과 양산능력으로 국산화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불화수소는 일부 국산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세정과 식각 공정에 사용하거나 일부 첨가제를 섞어 실리콘 산화막 두께를 줄이고 불순물을 제거하는데 사용된다. 일본 스텔라케미파 등이 20세기 초부터 불소 화학품 개발과 생산을 시작했으며, 현재 전 세계 고순도 불화수소 시장을 과점한 상태다.

국내에서는 일본 스텔라케미파와 솔브레인, 모리타케미칼과 ENF테크놀러지의 합작사가 일본 원재료를 수입해 각각 생산을 하고 있고 중국 등의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2005년까지 90%를 상회하던 수입의존도가 2018년 기준 42%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반도체 공정에서는 불화수소 순도는 99.999% 이상이 요구돼 빠른 시일 내 국산화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국내 기술이 일본 업체 수준을 완전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국산으로 대체했을 경우의 수율과 안정성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감광성 유기화학 물질인 포토레지스트다. 이 물질의 대일 수입의존도는 지난해 93.1%로 특히 높다. 국내에 관련 기술이 부족해 국내 기술로 일본 제품을 대체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서도 유사한 분석을 내놨다. 최근 수은 해외경제연구소의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규제 및 영향'에 따르면 포토레지스트는 대체 가능성이 '매우 어려움', 불화수소는 '어렵지만 불가능하지 않음', 폴리이미드는 '대체가능'으로 분석됐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관계자는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포토레지스트는 일본기업 대체가 어려우나 불산과 폴리 이미드는 일정 부분 대체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봤다.

문제는 일본과의 마찰이 확대되면 3개 품목 외에 수출 규제 대상이 추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 공정에 투입되는 소재와 부품인 블랭크마스크, 포토마스크, 실리콘웨이퍼, FMM가 유력하다. 이들 4개 품목은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대일 총 무역적자의 3.6% 비중을 차지한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이 중 블랭크마스크와 포토마스크의 국산화율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블랭크마스크와 포토마스크는 반도체 제조 상 최초 원판에 해당하는 실리콘웨이퍼와 노광공정 핵심 부품이다. 블랭크마스크는 국내 에스앤에스텍이 자체 개발에 성공한 이후 자립도를 높여가는 중이며 포토마스크는 삼성, SK, LG 그룹 등이 자체 생산 비율을 점차 높이고 있다.

반면 실리콘웨이퍼와 FMM은 일본 제품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실리콘 웨이퍼 시장에서 5대 기업의 점유율은 일본 신에츠(27%), 일본 섬코(26%), 대만 글로벌웨이퍼(17%), 독일 실트로닉스(13%), 한국 SK실트론(9%) 순이다. SK실리콘이 생산 중이지만 일본 업체들과 기술력과 생산능력 면 에서 격차가 존재한다는 평가다.

중소형 OLED 증착 과정에 필요한 소모성 핵심 부품인 FMM은 안정적인 양산 단계에 돌입하기 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양산성이 확인될 경우 국내 기업의 점유율이 빠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78%의 국산화 가능성은 현재 기술 개발이 일정 부분 진행된 품목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이며,전체 IT소재·부품·장비나 다른 업종으로 확장할 경우 국산화 가능성은 이를 크게 하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기존 주력 기술의 특허 장벽이 높고, 기술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실제 생산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실패리스크가 높기 때문에 2년 내외의 기간에 예상 수준의 국산화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일본 수출규제 맞설 7개 품목 중 6개 국산화 가능"
주요 소재·부품과 장비 국산화 가능성 평가.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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