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대 수만명 집결…美에 `인권법안` 통과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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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대 수만명 집결…美에 `인권법안` 통과 촉구
성조기 든 홍콩시위대홍콩 정부가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폐기를 선언한 이후 첫 휴일인 8일 홍콩 시민 수천명이 집회를 열고 주(駐)홍콩 미국 영사관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일부 참가자는 '트럼프 대통령님, 홍콩을 해방시켜주세요'라고 적힌 영문 현수막과 성조기를 흔들며 미 의회에 상정된 홍콩인권민주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AP 연합뉴스


홍콩 정부가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공식 철회를 선언한 가운데 미국 의회에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집회가 8일 홍콩 도심에서 열렸다. 이들은 집회에서 성조기를 흔드는 등 반중(反中) 정서를 보였다.

이날 홍콩 도심인 센트럴 차터가든 공원에선 수만 명의 시민이 모여 '홍콩 인권민주 기도집회'를 개최했다. 지난 6월 초부터 이어져 온 14번째 주말 시위인 이날 집회 참석자들은 미국 의회가 논의하는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미 의원들에 의해 지난 6월 발의된 이 법안은 미국이 매년 홍콩의 자치 수준을 평가해 홍콩의 특별지위 지속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홍콩은 중국과 달리 관세나 투자, 무역, 비자 발급 등에서 미국의 특별대우를 받고 있다. 이 법안은 홍콩의 기본적 자유를 억압한 데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 대해 미국 비자 발급을 금지하고 자산을 동결하는 한편, 이들과 미국 기업 및 개인의 금융거래를 금지하는 내용도 담았다.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은 수십 개의 성조기를 흔들면서 "자유를 위해 싸우자, 홍콩과 함께(Fight for freedom, Stand with Hong Kong)", "광복홍콩 시대혁명" 등의 구호를 외쳤다.시위대 중에는 '트럼프 대통령, 홍콩을 해방하고 우리의 헌법을 지켜주세요'라고 쓴 팻말을 들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즐겨 쓰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본떠 '홍콩을 다시 위대하게(MAKE HONG KONG GREAT AGAIN)'라고 쓴 모자를 쓴 사람도 눈에 띄었다.

한 홍콩이공대 졸업생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우리는 미국에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의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 여기에 나온 것"이라며 "이는 홍콩을 배신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와 인권을 약속한 홍콩 기본법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중앙정부는 홍콩 시위대가 외세와 결탁하고 있다면서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을 강력하게 비난하고 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 일부 인사는 시비를 구분하지 못하고 홍콩과 관련한 법안을 추진하는 등 홍콩 사무와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있다"며 "중국은 이에 대해 강력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한다"고 밝혔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지난 4일 송환법 공식 철회를 발표했지만, 시위대는 5대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시위대의 요구사항 중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이 남아 있다.

시위대는 차터가든 집회 후 홍콩 주재 미국 총영사관까지 행진한 후 총영사관 직원에게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청원서를 전달했다.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을 공동 발의한 미국 공화당의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은 지난 6일 "송환법 공식 철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홍콩 정부는 자유선거, 민주주의, 자치 등을 보장하는 더 많은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이날 집회는 지난 주말 집회보다 규모가 훨씬 축소돼 홍콩 정부의 송환법 공식 철회 후 시위가 다소 소강상태에 빠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시위 참여 인원은 지난 주말 집회보다 많이 줄었지만, 홍콩 시위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은 15일 민간인권전선의 집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간인권전선은 6월 9일 100만 명 집회, 6월 16일 200만 명 집회, 8월 18일 170만 명 집회 등 대규모 집회를 주도한 재야단체이다. 15일 시위에 이들 집회 못지않은 대규모 인원이 참여한다면 홍콩 시위의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참여 인원이 확연히 줄어든다면 시위 열기가 꺾였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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