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애 칼럼] 도전하는 젊음에서 희망을 본다

안경애 ICT과학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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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애 칼럼] 도전하는 젊음에서 희망을 본다
안경애 ICT과학부 차장
대학 3학년 생인 K씨의 하루 일과는 숨 가쁘게 흘러간다. 서울의 한 대학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하는 그는 고깃집 사장이란 또 하나의 명함을 갖고 있다. 친구들이 취업공부를 할 때 그는 창업을 꿈꿨다. 품목은 자신이 좋아하는 '고기'로 정했다. 수도권 신도시 변두리에서 고깃집을 시작한 그는 얼마 전 좀더 목이 좋은, 같은 도시 중심가로 가게를 옮겼다.

학교 수업은 이른 시간에 소화하고, 오후에는 일터로 출근한다. 아르바이트생을 두고 일하지만 재료를 준비하고 음식을 조리하거나 소스를 만드는 일을 대부분 혼자 해낸다. 밤 늦게 장사가 끝나면 기름으로 미끈미끈한 불판을 말끔히 닦고 주방을 정리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새벽까지 식당을 하고 이른 아침 학교로 향하는 생활은 누가 억지로 시켜서는 하기 힘들 정도로 고되다. 이동시간을 아끼기 위해 편안한 집을 나와 식당 근처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K씨의 목표는 명확하다. 맛과 서비스로 손님들을 만족시켜 사업 규모를 키우고 정직하게 흘린 땀의 대가를 모아 외식산업에서 족적을 남기는 것이다.

일찌감치 인생 목표를 정한 그는 서울 시내 잘 나가는 고깃집 여러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사업 노하우를 익혔다.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은 첫 가게 보증금으로 썼다. 전국의 이름 난 고깃집에 직접 찾아가 비결을 배우고, 육류도매 업계 고수들과 친분을 쌓으며 고기를 공부한다. 마흔 전에 확실한 성공을 다지기 위해 그는 매일 자신만의 드림 스토리를 써가고 있다.

같은 20대 후반 Y씨는 유튜브에서 수십만의 구독자를 거느리는 인기 영어강사다. 어릴 때부터 영어를 좋아하고 다른 사람에게 지식을 쉽게 전달하는 일에서 즐거움을 느낀 Y씨는 대학에서 영어교육을 공부했다. 영어교육자가 되기 위한 각종 자격조건을 갖춘 그는 특정 조직에 소속되는 대신 세계 어디서나 자유롭게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로 활동무대를 정했다. 창업에 들인 투자는 평소 쓰던 스마트폰 한 대가 전부였다. 그는 자칫 딱딱하거나 너무 가볍지 않도록 다양한 역사와 문화, 사회 이야기를 영어교육에 녹여 넣는다. 유익한 콘텐츠와 쉬운 지식전달 능력이 인기로 이어지며 구독자가 빠르게 늘었다.

길을 다니면 그를 알아본 이들이 사인이나 사진찍기를 요청할 정도로 인기인이 됐다. 한 고등학교에서는 그의 강의를 영어수업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의 스토리를 듣고 싶어하는 기업들의 강연 요청도 이어진다. 최근 각각 다른 자리에서 만난 두 젊은이의 아버지가 공통적으로 한 말은 그들이 좋아하는 일에서 꿈을 찾고 스스로 뛰어들어 미래를 개척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모는 그들의 꿈을 지지하고 지켜보며 응원한 일이 전부였다.

최근 나라 전체를 떠들썩하게 하는 한 장관 후보자 부부의 자식 돌보기 수준과는 딴판이다. 20대 후반의 또래들이 꿈을 향해 직진할 때, 부모가 연결해 주는 온갖 줄을 잡고 성공 사다리를 오르고 있다. 부모의 힘과 네트워크에 기대 살아가는 이들이 있는 반면, 세상엔 아직 자신의 꿈 하나를 믿고 도전을 이어가는 젊은이들이 많다.

그들에게 작금의 상황은 어떻게 비춰질까. 힘도 '빽'도 없는 부모들이 공연히 자식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사회는 비정상이다. 젊은이들을 좌절하게 하는 것은 험난한 꿈의 여정이 아니라 같은 노력을 해도 기회를 아예 박탈당하는 '불공정'이다. 불공정은 사회 전체를 무기력증으로 몰아가고 꿈을 포기하는 이들을 양산할 수 있다. 사회의 건전성을 흔드는 치명적인 전염병의 시초가 될 수 있다. '애초에 제도가 문제였다'는 변명은 사회에서 나름의 위치에 오른 책임 있는 이들이 해서는 안 되는 말이다. 도무지 답답한 현실에서 두 젊은이의 이야기를 듣고 청량음료를 마신 듯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을 받았다. K씨가 매일 저녁 동동거릴 고깃집에서 불판 닦기라도 돕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때로 상식이 비뚤어지는 사회에서도 젊은이들은 꿈을 놓치지 않기를, 좌절하지 않고 미래로 뛰어가길 간절히 응원한다.

안경애 ICT과학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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