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고령화 속 韓경제 `디플레이션` 그늘 짙어져...마이너스 물가 일반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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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의 '디플레이션' 그늘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이어 앞으로 일정 기간 더 물가가 작년보다 더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우리 경제가 세계에서 유래 없는 빠른 고령화에 20년간 디플레이션과 경기침체의 악순환에 빠졌던 일본과 같은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경기가 둔화하는 가운데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세계에서 최고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는 한국에서 이제 마이너스 물가상승률은 올해뿐 아니라 앞으로 계속 발생하는 '뉴노멀'(New Normal) 현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누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5%로 1965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올해 1월 0.8%를 기록한 이후 계속 1%를 밑돌다 8월에는 -0.04%로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정부는 일시적 현상이라며 유류세 인하와 건강보험 적용 확대, 무상급식 등 정책 요인에 따른 단기 효과로 기저효과가 사라지는 오는 11~12월쯤엔 물가상승률이 다시 0%대 후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경제전문가들 진단은 다르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 대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경기가 둔화하고 성장률이 떨어지는 한편 고령화 요인까지 맞물려있는 만큼, 물가가 계속 낮아지는 현상이 일반화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한국 상품 수출액이 1% 감소할 때 민간소비가 0.15% 줄고, 소비자 물가는 0.06%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의 상품 수출액이 3% 감소하는 시나리오에서는 민간소비는 0.45% 감소하고, 소비자물가는 0.17%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IMF는 2017년 발표한 조사보고서에서 한국의 고령화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고령화는 2022년까지 한국 물가상승률을 0.3%포인트 끌어내리는 효과를 줄 것이라고 관측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국제유가가 급락한다면 연말에 또 다시 물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경제성장률 수준이 많이 떨어지고 물가상승률 수준도 떨어지면서, 앞으로 마이너스 물가는 종종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디플레이션은 물가상승률이 상품과 서비스 전반에서 일정 기간 지속해서 0% 아래로 하락하는 현상을 말한다. 자산 시장 불안 등의 충격으로 총 수요가 급격히 위축하면서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경제공황까지 발발할 수 있다.

가계는 소비를 미루고 기업은 투자와 생산을 축소함에 따라 고용이 감소하고 임금이 떨어지면 소비와 내수 부진이 심화하하면서 경기침체 악순환이 되풀이되기 때문이다. 일본이 대표적 사례다. 일본 경제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주식 시장과 부동산 시장의 버블이 붕괴된 1990년대에 하락세로 돌아선 이후 약 20년에 걸쳐 만성적 디플레이션에 빠졌다. 이 기간 경제성장률도 곤두박질쳐 마이너스 성장에 허덕였다.성승제기자 ba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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