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강력하게 추진 중인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무력화하는 반대 법안이 나왔다. 이미 정비사업을 진행 중인 주민들이 상한제에 따른 재산 피해를 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이혜훈 의원(바른미래당, 서울 서초갑)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 사업시행인가받은 단지나 일반분양분 200가구 미만인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8일 밝혔다. 과도한 재산권 침해 논란이 제기됐던 분양가상한제의 부작용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국토부는 지난달 12일 주택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분양가상한제 적용 시점을 '최초 입주자모집 승인 신청 단지'로 소급적용하고 적용대상을 투기과열지구 내 단지로 확대했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 지정 및 시점 등은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해당하고 실물경기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 부작용이 우려됐다.
정부가 '집값을 잡는다'며 분양가상한제를 발표하자마자 서울 신축 아파트값은 오히려 폭등했고, 이미 관리처분인가받은 정비사업 단지에서는 소급 적용에 따른 재산권 침해 논란이 거세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분양가상한제 발표 이후 '신축(준공 후 5년 이하)' 아파트인 반포 A단지의 경우 1억8000만원이 올랐고, 개포 B단지의 경우 2억3000만원 상승했다. 심지어 준공 후 10년 이상 단지들도 분양가상한제 발표로 풍선 효과가 나타나면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에 영향을 줬다. 삼성 C단지의 경우 1억4000만원이 올랐으며, 대치 D단지의 경우 2억이 올랐다.
반포 E단지의 경우 2018년 관리처분인가 받은 후, 이주를 완료하고 철거 작업까지 진행 중이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을 경우 일반분양가가 기존 3.3㎡당 5000만원에서 4000만원 수준으로 낮아지게 되고 조합원 분양가는 오히려 일반분양가보다 높아진다. 1가구당 평균 분담금이 1억원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돌면서 분담금 폭탄을 맞게 된 조합원들의 재산권 침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혜훈 의원은 현재 시행령에서 규정하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 기준과 시점을 법률로 상향하는 동시에 과도한 재산권 침해의 소지가 있는 규정을 개정, 향후 해당 사안을 국회 차원에서의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도록 주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사업시행인가받은 정비사업 단지부터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제외하고 분양가 상한제 제외 대상을 일반분양분 30세대 미만에서 200세대 미만으로 완화하는 내용이다.
이혜훈 의원은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고 추진하려는 분양가상한제가 집값은 잡지도 못하면서 조합원들에게는 부당한 분담금 폭탄을 안기고 일반 분양자에게는 로또를 안겨 주는 부당하기 짝이 없는 제도"라고 비판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이혜훈 의원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소급 적용을 무력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디지털타임스 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