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에 정치적 입김 커져

국민연금 정부 사유화 우려도"
강한 책임감 없이 권한만 강화
기관투자자 도덕적 해이 불보듯
국민연금 독자적 운용제도 시급
▶관련기사 1면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공정경제 하위법 개정… 경제전문가들 진단

정부가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를 활성화하기 위해 주주권 행사에 걸림돌이었던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우선 주주 가치 극대화를 위해 경영의 투명성이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우리 현실에서 자칫 국내외 투기 자본의 '먹티' 놀음판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은 것이다.

경영의 투명성을 대의명분으로 기업 경영에 간여하고, 주가를 뻥튀기 한 뒤 수익만 챙겨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자칫 소액투자자인 개미들만 손실을 떠안을 수도 있다.

5일 더불어민주당과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8개 부처가 합의로 만든 방안은 우선 주주 가치 극대화를 지원했다. 방안의 핵심은 배당을 목적으로 한 투자는 대량보유 보고의무에서 제외하는 5%룰 규제 완화와 국민연금 등 공적연기금의 단기 매매차익 반환의무(10%룰) 면제 특례 보완이다. 즉 기관투자자들의 주주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국민들이 내는 연금을 정부가 사유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쏟아낸다. 또한 기관투자자의 주주활동이 강화되면 기업이 기관투자자의 눈치를 보게 되면서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상황에 따라 기관투자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키울 수 있은 명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민연금은 국민들이 저축한 노후대비 금융상품으로 수익률 증대를 통해 국민들의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것이 본질"이라며 "이를 위해선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런데 정부가 공적경제라는 명분으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내세워 사회적 책임이나 공공성을 강화하라고 주문한다면 기업들은 건전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고 만약 의도치 않은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기관투자관리자는 공적인 부분을 전면에 내세워 논란에서 피해갈 수 있는 명분을 만들 수 있다"면서 "정부가 국민연금의 방향을 좌지우지 하는 것이 아니라 독립성을 부여해 독자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민연금은 그동안 수익만 나면 기업 경영에는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는데 (이번 제도 개선으로) 더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명분이 만들어졌다"면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민연금 운용도 정치화될 수 있다. 경영적 판단이 아닌 정치적 판단이 들어간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국민연금은 수익률을 남겨 국민들의 노후생활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전재인데, 앞으로는 정치적 성향에 따라 운용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세부 내용을 떠나 큰 틀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황인학 한국기업법연구소 수석연구위원(워싱턴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은 "기관투자자들이 정부의 비대칭 속에서 활성화되는 것은 우려스러운 측면이 있다"면서 "기관투자자가 적극적으로 기업 경영에 개입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기 전에 이들에 대해 더 강한 책임감을 부여하거나 그게 걸맞는 대우를 해주는 것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 연구위원은 "기관투자자들의 경우 세밀한 책임감을 부여하지 않은 채 권한만 강화하면 특정 기업과 친분이 있는 경우 차별적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면서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동시에 인센티브 등 충분한 대우가 이뤄지는 제도보완이 시급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성승제기자 bank@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



가장 많이 본 기사

스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