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조 육박 해외부동산펀드 "묻지마 투자"…"터질게 터졌다"

"금융당국 실태조사 뒤따라야" vs "일단 사태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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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노출된 허점에 사고가 터지며 성장세를 이어가던 해외부동산펀드의 위험성이 부각되고 있다. 최근 KB증권과 JB자산운용의 호주 부동산펀드 대출차주의 계약위반 사실을 확인하고 성급히 투자회수에 나섰으나 원리금 회수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금리연계 파생결합증권(DLS) 투자 손실 논란의 불씨가 사그라 들기도 전에 터진 것으로 50조원에 육박한 해외부동산펀드 전반에 불신이 확산하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과 JB자산운용이 각각 판매와 운용을 맡은 3200억원 규모 호주 부동산펀드는 현지 투자사의 계약 위반으로 고객에 손실을 안길 위험에 처했다. 현재 원금 62%는 돌려받았으나 호주 법원을 통한 소송 없이는 원금 전부를 돌려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부동산펀드 투자 규모가 매해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어 제2, 제3의 사고가 터질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2014년 8월 말 6조3462억원에 불과하던 해외부동산펀드의 순자산총액은 지난달 말 현재 49조4868억원으로 8배 가까이 몸집을 불렸다. 지난 2015년 말 10조원 돌파 이래 매해 10조원씩 커진 해외부동산펀드는 최근 1년 13조원 넘게 급증했다. 증시 불확실성과 저금리 속 판매량이 급증하며 금융투자업계도 관련 상품 출시에 열을 올린 결과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국내 증권사와 운용사가 경쟁적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에 나서면서 제대로 실사도 하지 않고 투자에 나서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해외대체투자자산에 대한 업계 관리주체의 미흡한 점검을 본질로 지적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고가 투자자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금융당국이 나서 해외자산 운용실태를 점검하는 후속조치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자산의 경우 대부분 해외 대형수탁은행에 의해 안전하게 보관되고 점검 프로세스가 갖춰진 반면 해외 부동산과 인프라 등 대체투자자산은 상대적으로 관리·운용·보관 경로 확인에 있어 취약하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정보내역 100% 공개까진 어렵겠으나 당국이 운용자 주의 환기를 불러올 실태 점검이 뒤따라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융감독원은 일단 사태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잘못된 투자 판단으로 손실위기에 처한 것이라면 민사 절차로 처리하는 것이 맞지만 투자의사 결정 과정에서 절차, 형식 요건을 거치지 않았다면 문제가 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투자에 급급한 시장 관행에 의한 사고라면 문제겠으나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수준을 얕보는 것"이라며 "섣부른 확대 해석보다는 일단 상황 파악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50조 육박 해외부동산펀드 "묻지마 투자"…"터질게 터졌다"
매해 8월 말 기준. 금융투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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