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자존심 걸린 `오설록`…독립법인 출범 이후 성장정체 극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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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배 자존심 걸린 `오설록`…독립법인 출범 이후 성장정체 극복할까
단위 : 억원 /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자존심이 걸린 오설록이 내달 독립법인 출범을 앞두고 차(茶) 시장에서 명예를 지킬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몇 년간 매출이 내리막을 걷는 상황에서 차 전문 브랜드들이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대하고 있고, 주요 커피 브랜드마저 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 공략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5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내달부터 차 음료 전문브랜드 오설록이 독립경영을 시작한다. 오설록은 아모레퍼시픽의 생활용품&오설록 사업부문에 있다가 다음 달 분사해 100%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오설록은 전세계적으로 역사가 가장 오래된 차 전문브랜드"라며 "화장품 산하 사업부가 아닌, 독립법인으로 출범함에 따라 오설록만의 고유성을 강조해 성장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오설록은 지난 1979년 서성환 아모레퍼시픽그룹 선대회장이 한국 전통 차 문화 부흥을 위해 제주도 한라산 남서쪽 도순 지역의 황무지를 개간하며 시작됐다. 오설록은 선대 회장부터 서경배 회장까지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사업이다.

하지만 주요 티 음료 전문 브랜드와 비교하면 매장수가 터무니없이 부족해 독립법인 출범 이후 당장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오설록 홈페이지에 등록된 매장수는 40곳이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39곳으로 전년보다 17곳 감소했다.

반면 다른 차 전문 브랜드들은 매장수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공차코리아의 매장수는 전년보다 68곳 늘어난 448곳을, 오가다는 12곳 늘어난 101곳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 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난해 공차코리아 매출은 782억원으로 전년보다 44.5% 급증했다.

반면 오설록의 매출은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오설록 매출은 △2014년 634억원 △2015년 569억원 △2016년 517억원 △2017년 480억원을 기록하며 매년 줄었다. 지난해에는 매출 50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5% 가량 늘었지만, 사실상 경쟁사와 비교해 '제자리걸음' 하는 수준에 그쳤다. 중저가 녹차 브랜드 '설록'이 단종되면서 매출 공백이 생겼고, 경쟁사들이 앞다퉈 매장수를 확대하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올리면서다.

매출이 줄면서 충북 진천에 위치한 녹차 생산 공장인 설록차사업장 생산실적도 급감했다. 오설록 설록차사업장 생산실적은 △2014년 1210억원 △2015년 749억원 △2016년 312억원 △2017년 282억원 △지난해 334억원으로 4년새 4분의 1토막 수준으로 줄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생산실적이 꼭 오설록의 실적과 연동된다고는 볼 수 없다"며 "화장품 원료로 쓰이는 녹차가 감소해도 생산실적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최근 차 시장에 뛰어든 커피 전문 브랜드들이 늘어난 점 또한 위협 요인이다. 스타벅스와 이디야 등도 자체 차 브랜드를 론칭했고, SPC그룹 또한 지난해 '티트라'를 선보이며 차 시장에 진출했다. 티젠(TEAZEN)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사업을 빠르게 확장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차와 커피 시장에서더 스타벅스와 이디야가 장악했고, 공차도 매년 매장수를 가파르게 확장하고 있다"며 "오설록이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매장수 확대가 불가피한데, 직영점으로 운영하는 만큼 공격적인 출점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사업부로 있을 때도 돈을 번다는 목적보다는 선대 유업으로서 의미가 더욱 깊었다"며 "성장 방안에 대해 모색하고 있지만, 독립법인 출범을 앞두고 있는 만큼 아직까지 이야기할 수 있는게 없다"고 강조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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