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서의 니하오 차이나] 中, `애니`에서도 美에 도전장

박영서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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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의 니하오 차이나] 中, `애니`에서도 美에 도전장
박영서 논설실장
올 여름 중국 영화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일이 일어났다. 지난 7월 26일 개봉된 중국 국산 애니메이션 영화 '너자'(Ne Zha)가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개봉 첫날 흥행 수입만 1억위안(약 169억8000만원)에 달했고 8월 18일 40억위안(약 6791억원), 개봉 30일째인 24일에는 44억위안(약 7470억원)을 돌파했다.

중국 시장에서 지금까지 역대 최고의 흥행 수입을 올렸던 애니메이션 영화는 디즈니가 만든 '주토피아'(Zootopia)였다. 이 영화의 흥행수입은 15억2700만위안(약 2593억원)이었다. '너자'는 이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의 기록을 당당히 깼다. '너자'는 국산 애니메이션 영화 박스오피스 순위에서도 가뿐히 최고 자리에 올랐다. '너자'는 중국 시장에서 국내외 작품을 통틀어 가장 흥행한 애니메이션 영화가 됐다. 세계 흥행 수입으로도 디즈니의 '라이온 킹'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너자는 중국 신화, 도교 등에 등장하는 소년신이다. 서유기, 봉신연의(封神演義) 등 고전문학에선 풍화륜(風火輪)을 타고 다닌다. 이전의 애니메이션에서 나자는 주인공으로 많이 나왔지만 이번 작품은 기존 나자의 이미지가 전혀 다르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영화에선 '세상에 재앙을 가져오는' 운명에서 벗어나 사람들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슈퍼 히어로'로 변신했다.

[박영서의 니하오 차이나] 中, `애니`에서도 美에 도전장


자오쯔 감독은 "지금까지의 너자 이미지와 달리, 운명에 도전하는 신념을 그렸다"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중국 신화에서 비치던 위엄 있는 모습과 달리 영화에선 못생긴 외모, 억지스러운 성격으로 관객들의 고정관념에 도전했다. 여기에 대담한 스토리 전개와 최첨단 기술을 듬뿍 넣은 것이 대박의 비결이다. 중국인이라면 국산을 봐야 한다는 애국심도 이용했고, 개봉을 방학기간에 한 것도 주효했다.

이 영화가 공전의 대히트를 거둠으로써 중국에서 애니메이션 굴기가 시작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애니메이션이 주류였던 중국에서 이제 국산 애니메이션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중국이 여기까지 오기까진 긴 시간이 흘렀다. 1978년 개혁·개방이 시작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1980년 데츠카 오사무의 '철완 아톰'이 해외 애니메이션 제1호로서 중국에서 방송됐다. 이후 일본과 유럽에서 대량의 애니메이션이 유입됐다. 90년대부터는 일본 작품이 방송에서 많이 방영됐다. '슬램 덩크'가 대표적이다.

한편으론 애니메이션 제작의 국제 분업화가 진행되어 많은 하청 회사들이 중국에서 탄생해 역량을 키우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가 강력한 지원에 나섰다. 2006년 해외 애니메이션의 수입·방송을 제한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황금시간대에 해외 애니메이션을 방영하지 못하게 한 것이다. 이때부터 중국 애니메이션의 '자립'이 시작된다.

손오공이 주인공인 2015년 영화 '서유기 대성귀래'(西遊記之大聖歸來)는 국내에서 많은 반향을 불렀다."중국 애니메이션은 스토리가 약하다" "외국 애니메이션의 모방이다" "기술도 질도 떨어진다"는 말들을 깨는 계기가 된 작품이었다. 올 초에는 '백사'(白蛇)도 성공을 거뒀다. 마침내 '너자'가 할리우드의 쟁쟁한 애니메이션 작품을 제치고 신화를 새로 쓴 것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애니메이션 시장국이자 최대 애니메이션 생산국이다. 이제 중국은 자본력, 시장규모, 인력 등 3박자를 모두 갖췄다. 여기에 5000년 역사에서 생성된 엄청난 콘텐츠까지 갖추고 있다. 애니메이션 '굴기'의 용틀임은 시작된 듯 하다. 추세를 보면 미래는 낙관적이다. '애니메이션 굴기'의 꿈이 실현될 날이 멀지 않은 듯 하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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