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코스피 1950선이 또다시 붕괴되며 이번 주 투자심리 악화를 예고하던 지난 22일 교보증권이 내놓은 투자형 헤지펀드 '로얄클래스'는 설정일이던 당일 하루 만에 450억원 넘는 투자자금이 몰리며 완판됐다.사모상품의 최대 모집인원이 49명임을 감안하면 한 사람이 평균 10억원 가까이 돈을 넣었다는 얘기다. 김진곤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 상무는 "일부 인기 높은 운용사 상품의 경우 투자자가 너무 몰려 절판을 선언하기도 한다"며 "강남 쪽 사례가 많은 것으로 듣고 있다"고 전했다.
초저금리와 증시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갈 곳을 잃은 투자자금이 사모상품시장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적극적인 위험회피 전략을 쓰면서도 연 5% 안팎의 안정적인 수익을 낸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뭉칫돈을 사모펀드에 넣는 투자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본시장법상 49인 이하 투자자를 대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사모펀드 설정원본 총액은 391조657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4년 말 176조2324억원, 2015년 말 204조4301억원과 비교하면 3년새 약 2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자금의 절반가량은 거액자산가들로부터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사모펀드는 통상 시중 증권사 금융창구에서 사모상품 투자자, 즉 '슈퍼리치'로 꼽혀야만 소개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여겨지면서다.
업계에서는 최근 5년 연 평균 45조원씩 불어난 사모상품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출렁이는 증시에 일반 증시 연계 금융상품 대비 일부 상품이 견조한 성과를 앞세워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사모상품 시장의 주류는 투자형 사모펀드다. 그 중심은 한국형 헤지펀드다. 한국형 헤지펀드의 펀드 설정원본 총액은 현재 34조833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말 12조5000억원대 대비 약 3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불확실성이 팽배한 시장 상황과 관계 없이 안정적인 성과를 낸다는 점은 투자자 이목을 사로잡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대신증권의 '대신글로벌Dr.Selecto 전문투자형 사무투자신탁'은 연초 이후 32.0% 성과를 냈고 디에스자산운용 '디에스수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30.1%), 라임자산운용의 '라임코스닥벤처플러스 전문투자형 사무투자신탁'(29.5%) 등은 연초 이후 수익률이 모두 30%를 넘거나 근접했다.
강남 일대 증권사 PB센터에서는 헤지펀드 품귀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49명 이내의 투자자만 가입할 수 있다는 규정에 신규고객은 엄두를 내기 어렵다. 업계 입장에서도 수익률에 다소 덜 민감한 '큰 손'이 모인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환매 대응 대신 수익률 관리에 주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