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6000억 넘게 자금 몰려
계약액 급증에 계약건수도 늘어
증시변동성 감지 자산비중 조절
신속한 위험관리 가능 최대강점
계약액 급증에 계약건수도 늘어
증시변동성 감지 자산비중 조절
신속한 위험관리 가능 최대강점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초저금리로 갈 곳을 잃은 자산가들을 잡기 위한 증권사들의 '랩어카운트(wrap account·종합자산관리계좌)' 유치 경쟁이 후끈 달아아오르고 있다. 시장 불확실성에 자산배분형 상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상품 다양성을 높이고 비대면채널 등을 앞세워 고객 유인을 위한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 랩 상품의 계약자산(5월 말 기준)은 118조6212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처음으로 118조원을 돌파한 지난 4월 말(118조53억원)에 이어 한달새 6000억원 넘는 자금이 몰렸다. 올들어 매달 계약액이 거듭 순증하며 늘어나는 추세여서 이미 120조원에 육박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계약건수도 증가했다. 최근 3년래 계약건수가 줄어든 달은 지난해 10월 말(5억4251건 감소)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당시 글로벌 주식시장 급락으로 대규모 손실이 나면서 계약자산(평가금액)은 세 달에 걸쳐 약 6조원 급감했다. 하지만 올 들어 다시 주가가 회복하면서 118조원대까지 치솟았다.
'포장지로 싸다'는 의미의 랩은 증권사가 고객과 투자일임계약을 맺고 가장 적합한 포트폴리오에 따라 고객자산을 운용하는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말한다. 과거 랩은 펀드랩과 주식랩, 채권랩, 상장지수펀드(ETF)랩 등 특정 자산에 집중 투자하는 랩이 대부분이지만 최근엔 개별주식과 펀드, 채권,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종합자산관리 랩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금융상품이 복잡하고 다양해진 상황을 감안해서다.
특히 과거 주식에 집중 투자하고 포트폴리오 구성은 외부에 맡기는 랩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엔 증권사 본사의 전문팀이 직접 자산배분 전략을 짜는 랩 상품이 더 인기다. 지난 2016년 5월말 기준 88조5985억원이던 본사운용형 랩 계약자산은 5월 말 현재 112조9554억원으로 3년새 24조원 넘게 증가했다. 지점운용형 랩이 5조6268억원에 불과한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증권의 'POP UMA'는 시초격이다. 다양한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짜주는 종합자산관리 랩으로 2014년 처음 출시됐다. 출시 첫 해 2조원 넘는 시중자금을 단숨에 모아 주목받은 바 있다. 현재는 대부분 대형증권사가 리서치센터와 각 본사 전략팀과 협업하는 형태의 랩 상품을 내놓은 상태다. 미래에셋대우는 리스크별 포트폴리오를 설정할 수 있는 'Global X 포트폴리오 자문형랩'을, 한국투자증권은 본사가 선정한 유니콘 기업을 분할 매수할 수 있는 '한국투자 미국포스트 유니콘랩'을 선보였다. 메리츠종금증권이 해외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메리츠펀드마스터랩'은 리서치센터와 상품부서가 협업해 운용한다.
종합자산관리 랩은 시장 환경변화에 따라 신속한 위험관리가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증시 변동성이 감지되면 즉각적으로 자산 비중을 조절할 수 있다. 특히 상품 만기 때마다 지점을 방문하기 어려운 고액자산가에게도 편리하다.
다만 일반 펀드보다 수수료가 비싸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상품별로 다르나 대개 연 2% 가량의 일임운용 수수료를 내거나 연 1%의 기본수수료에 최대 3% 성과보수 수수료를 내는 방식이 있다는 점 등은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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