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아파트 기대에 수요 급증
공급물량 적어 시장불안 우려
공급물량 적어 시장불안 우려
사진은 래미안명일역솔베뉴 전경.
디지털타임스 DB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서울 강남아파트 전셋값이 심상치 않다. 정부가 지난달 초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공론화한 뒤 거침없이 오르고 있다.
'반값 아파트 기대감'에 전세로 돌아선 대기수요자들이 늘면서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질 지 주목된다.
2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12일 기준 전주 대비 0.04% 상승하며 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에서도 강남 4개구(서초·강남·송파·강동)의 전셋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 3구는 물론이고 하반기 1만2000가구 입주 폭탄이 이어지는 강동구조차 전세가가 강보합세를 기록 중이다.
강남 4개구의 전셋값은 자치구별로 서초구가 지난 12일 기준 전주 대비 0.20% 올라 서울 전체와 강남 4개구에서 전셋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강남구 0.05%, 송파구 0.02%, 강동구 0.00% 순으로 나타났다. 강동구는 하반기 1만2000여 가구의 입주 물량이 몰리면서 지난달 8일 기준 전셋값이 전주 대비 -0.06%까지 하락했으나 이후 점차 낙폭을 줄여가면서 3주째 보합을 기록 중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 3구에서 전셋값 상승세가 가장 가파른 서초구에서는 반포써밋 전용 59.33㎡가 지난달 4일 8억1000만원에 거래된 뒤 한달 만에 호가가 껑충뛰어 현재 9억5000만∼10억원을 기록 중이다. 강동구의 래미안명일역솔베뉴는 전용 84.68㎡가 지난달 19일 최고 6억5000만원에 실거래돼 직전 최고가인 6월 21일 같은면적의 19층이 6억1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4000만원 올랐다. 지난 3월 16층이 6억2000만원과 비교해도 3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반포써밋 일대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원래도 전세 매물이 잘 안 나오는데, 최근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발표된 뒤에 전세나 월세를 찾는 수요자들이 늘면서 매물이 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세 수요는 점점 늘고 있지만 전세 공급 물량은 적어 전세 시장이 불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34.5로 작년 9월 17일 135.8 이후 약 11개월 만에 가장 높다. 부동산 업계는 10월 상한제 시행을 전후로 '강남 반값 아파트' 기대감이 지속되고 이로 인해 매매 수요가 청약 수요로 돌아서면서 당분간 강남 전셋값은 강보합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반포주공1단지 이주가 어려워진 동작구와 서초구를 중심으로 다소 불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강동은 5000가구 규모의 고덕그라시움이 입주하면 강보합임에도 어느 정도 전세 불안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은 서울 입주 물량이 올해와 비슷해서 전셋값이 크게 불안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내후년에는 서울 입주 물량이 1만8000호로 절반 이하로 떨어지기 때문에 올해 열심히 짓지 않으면 그런 불안(전셋값 상승)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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