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대우조선해양 이어
잠잠했던 삼성重까지 가세
삼성重, 오늘 임협 상경집회
수주 상승세에 찬물 우려도
잠잠했던 삼성重까지 가세
삼성重, 오늘 임협 상경집회
수주 상승세에 찬물 우려도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국내 조선업계의 하투(夏鬪)가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잠잠했던 삼성중공업까지 가세하면서다. 이로써 국내 조선업계 '빅3' 모두 올해 임금협상에 난항을 예고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최근 7000억원대 대규모 선박 수주에 성공하며 국내 조선업계 중 처음으로 올해 수주 목표 절반을 채웠지만, 이마저도 빛이 바랠 처지다. 당장 수주 목표 달성은 고사하고 실적 악화에 시달리는 조선업계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더는 못 참겠다'…삼성중공업 노조 "5년간 임금 0.5% 상승" =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노조 격인 삼성중공업노동자협의회는 22일 서울 상일동 삼성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 앞에서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 사측을 압박하기 위한 상경집회를 연다.
협의회는 올해 임협에서 지난 2015년 이후 4년 만에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노사는 2016년부터 미뤄왔던 임금협상 3년치를 작년 일괄 타결한 바 있다. 당시 노사는 기본급 동결, 정기승급 3.3% 인상(년 1.1%), 임금타결 일시금 등 600만원 지급 등에 합의했다.
협의회 측은 "지난 5년간 희생을 해왔다"며 "더 이상의 양보와 희생은 사양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과거 사측이 실시한 반강제적 희망퇴직으로 1500여 명이 회사를 떠났고, 현재 일감에 비해 일손이 부족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지난 5년 동안 임금 상승이 0.5%에 그쳤다"며 "최장 2년 6개월까지 기본급 반납을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앞으로 삼성중공업뿐만 아니라 투쟁 활동을 그룹사로 확대할 방침도 밝혔다. 이들은 "대화로 풀어나갈 수 있는 한계에 봉착했다"며 "삼성그룹과 EPC 경쟁력 강화 TF장 김명수 사장의 진전있는 결과물이 없다면 거제조선소뿐만이 아니라 삼성그룹에 책임을 묻는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했다.
◇나아졌다지만…조선업계, 일감 절벽에 대외 리스크까지 = 한국 조선업계는 지난 7월까지 3개월 연속 중국을 누르고 세계 선박 수주량 1위를 차지했다. 기록만 보면 박수를 칠 일이지만, 정작 속내를 들여다보면 상황이 여의치 않다. '수주절벽'이 지속하는 가운데 어렵사리 얻은 1위 타이틀이기 때문이다.
한국 조선업계는 올해 7월 세계 발주량 55만CGT(건조 난이도를 고려한 표준화물선 환산 톤수) 가운데 절반가량인 27만CGT를 수주했다. 이는 작년 수주 실적(97만CGT)의 약 28% 수준에 불과하다. 올 들어 7월까지 수주도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수주실적 645만CGT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전반적으로 발주 자체가 감소했다. 지난달 세계 선박 발주량은 작년 같은 달보다 약 73% 줄었다. 올 들어 7월까지 발주량은 1182만CGT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3% 줄었다. 올해 상반기 수주목표 절반을 채운 국내 조선업계가 없을 수밖에 배경이다. 발주 감소는 미중 무역전쟁 여파라는 게 조선업계 중론이다.
그나마 최근 삼성중공업은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원유 운반선 10척을 7513억원에 수주하며 올해 수주 목표액(78억 달러)의 절반을 넘어선 54%(42억 달러)를 달성했다. 현재까지 수주 목표 절반을 넘어선 곳은 국내 조선업계 중 삼성중공업이 유일하다. 자칫 협의회의 상경투쟁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삼성중공업에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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