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애 기자
IoT(사물인터넷)·AI(인공지능)·5G 확산으로 사이버 공격 위협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보안리스크 제로화를 위해 AI, 소셜미디어 정보, 버그바운티 프로그램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나섰다. 특히 보안 탐지·분석·대응 전 단계에 AI를 적용, 예상 가능한 모든 사이버 공격을 IT 기술로 자동 방어하는 시스템을 가동했다.
삼성리서치의 보안기술 분야를 총괄하는 안길준 시큐리티팀장(전무)은 20일 서울 우면동 서울R&D캠퍼스에서 열린 '삼성보안기술포럼 2019' 기조연설에서 최신 사이버보안 동향과 기술전략을 발표했다.
삼성보안기술포럼은 정보보안 전문가와 업계, 학계, 학생들이 참가하는 국내 최대 규모 보안행사다. 올해 행사는 3회로, 1400명 이상이 참가했다. 행사는 보안기술 워크숍, 해킹체험존, 오픈테크토크 등으로 구성됐다.
삼성리서치는 삼성전자의 세트사업 조직인 CE부문과 IM부문의 선행연구 조직으로, 부품사업 부문의 삼성종합기술원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 세계 12개국, 14개 연구소에 1만여 명의 연구인력을 확보하고, AI, 5G·6G, 보안, 타이젠 등 8개 테마를 연구한다. 우면동 R&D캠퍼스에는 5000여 명의 연구인력이 미래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안길준 전무는 "사이버 상에서 물리 세상을 컨트롤하는 사이버물리 시스템이 확산되고, IoT와 5G가 사물과 국가 기간망, 스마트시티, 스마트홈과 연결되는 시대에 보안에 문제가 있으면 엄청난 피해를 야기한다"면서 "삼성은 스마트폰 보안을 위해 하드웨어·SW·소셜미디어 정보·외부 전문가를 총동원한다"고 말했다.
삼성은 스마트폰에 예상 가능한 모든 공격에 대응하는 모바일 보안플랫폼인 '삼성 녹스(Knox)'를 적용했다. 어떤 공격 상황에도 신뢰할 수 있는 키, 설정정보 등 '루트 오브 트러스트'를 설정해 하드웨어 기반으로 보호하고, 보안운영시스템, 임베디드 보안칩, 외부 공격 모니터링·감지 메커니즘 등을 구현했다.
또 녹스를 통한 플랫폼 보안 외에 앱과 SW 보호를 위한 SW 난독화 기술, 네트워크 공격을 차단하는 네트워크 침입 탐지기술을 스마트폰에 적용했다. 여기에 AI와 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보안위협 탐지·분석시스템을 운영한다.
안길준 전무는 "다양한 소셜망의 동향과 최신 보안정보를 파악해 각 데이터를 자동 분석하고 AI 학습을 시킨다"면서 "AI 기반 위협분석 플랫폼에서 악성 URL과 IP, 멀웨어를 자동으로 파악하고 대응하는 시스템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위협분석을 위해서는 오픈소스 SW의 잠재적 취약점을 수시로 분석해 자동 조치하는 'AVAS'(AI 취약점 분석시스템)를 도입했다. 안 전무는 "이미 공개된 취약점들을 분석한 후 내부에서 개발하는 코드에서 예상되는 취약점을 미리 탐지해 걸러내고 있다"면서 "목표는 리스크 제로화"라고 밝혔다.
회사는 보안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제품 개발과 상용화 전체 단계에서 보안정책을 운영한다. 제품 요구사항 분석과 아키텍처, 설계, 구현, 테스팅, 상품화 전 단계에서 보안위협과 개인정보 리스크를 없애기 위해 SSMS(삼성보안관리시스템)를 가동하는 게 핵심이다. 제품 개발자는 보안담당자, 타 개발시스템과의 연동을 통해 보안절차를 수행한다.
외부 리소스도 활용한다. 특히 제품 취약점 분석을 외부 전문가들에 맡겨 상금을 주는 버그바운티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한다. 이종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무는 "보안 취약점을 보다 빠르게 파악하기 위해 2017년 버그바운티 프로그램을 공식 도입했다"면서 "발견한 취약점의 위협 정도에 따라 200~20만달러를 상금으로 주는 데, 지금까지 한 사람이 받은 최고 액수는 23만달러, 단일 취약점 최대 상금은 약 12만달러"라고 밝혔다.
삼성은 그동안 버그바운티를 통해 2000건 이상의 취약점 제보를 받았다. 이중 170명 이상이 100만달러 이상의 상금을 받았다. 이종현 전무는 "버그바운티는 보안연구 커뮤니티와의 공식 소통채널을 확보한다는 강점도 있다"면서 "이를 통해 많은 정보교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그동안 모바일 단말기와 TV사업부가 각각 하던 버그바운티 행사를 통합, 단일 창구화할 계획이다.
조승환 삼성리서치 부소장(부사장)은 "AI가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5G가 모든 사물을 연결하는 시대에는 더 큰 보안위협이란 그림자가 예상된다. AI가 사이버 공격에 이용되고 악성코드가 5G 기반 초연결 네트워크를 통해 퍼져나가고 있다"면서 "사이버 위협은 일상생활에 침투할 뿐 아니라 머지않아 인간의 생명까지 위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안은 더 이상 요소기술이 아니라 모든 시스템의 기저에서 동작해야 하는 필수인 만큼 관련기술역량 제고와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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