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CJ제일제당이 독주하던 국내 냉동만두 시장에 '얇은 피'를 앞세운 경쟁자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풀무원과 해태제과 등이 연이어 1mm 미만의 얇은 피를 앞세운 신제품을 내놓고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이 지난 3월말 출시한 '얇은피꽉찬속 만두'는 출시 1개월만에 120만 봉지를 팔아치우며 순식간에 냉동만두 시장 점유율 2위로 치고 올라갔다. 6월까지 판매량은 300만 봉지를 돌파했다.
기존 만두(1.5mm)의 절반에 불과한 0.7mm 두께의 만두피가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했다는 분석이다. 풀무원은 얇은피꽉찬속 만두를 앞세워 올해 냉동만두 시장 점유율 20%와 1000만 봉지 판매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동원F&B도 얇은피 만두 행렬에 동참했다. 만두피를 기존보다 20% 줄여 속이 비칠 정도로 얇다.
냉동만두 시장 2위를 내 준 해태제과도 '얇은 피' 만두를 선보였다. 해태제과는 이날 기존 만두 중 가장 얇은 0.65mm의 피를 사용한 '고향만두 소담' 2종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감자전분 대신 타피오카 전분을 넣은 반죽을 수분이 줄지 않게 진공상태에서 치대 피는 얇아졌지만 식감은 더 쫄깃해졌다는 설명이다.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이 '얇은 피 만두' 시장에 큰 관심이 없어 보이는 것도 이들에게는 기회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는 전체 6400억원의 매출 중 해외 매출이 3420억원으로 53.4%에 달한다. 내년까지 1조원 매출이 목표다. 국내 트렌드를 따르기보단 트렌드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것이 CJ제일제당의 목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은 비비고 왕교자 이후 트렌드를 이끌어갈 수 있는 대형 신제품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얇은피 만두의 선전을 '비비고 왕교자'로 통일됐던 냉동만두 시장이 다시 한 번 개편을 맞이하는 수순이라고 분석한다. 지난해 냉동만두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3% 감소한 4526억원에 그쳤다. 올 상반기에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얇은 피 만두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자리잡으면 다시 한 번 국내 냉동만두 시장이 '퀀텀 점프'를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체된 국내 냉동만두 시장을 달굴 신제품이 나온 것은 업계에 긍정적인 일"이라며 "새로운 개념의 신제품이 많이 나와 업계 전체의 파이를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국내 냉동만두 시장에 '얇은 피' 돌풍이 불고 있다. 사진은 풀무원의 '얇은피꽉찬속 만두'. <풀무원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