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KT&G가 토종 담배의 저력을 증명했다. '쥴(Juul)'등 글로벌 담배회사들의 공세에도 시장점유율 방어에 성공하며 고속성장을 이어나갔다. 최근에는 '노재팬' 운동 확산에 따른 반사이익도 기대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G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0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2558억원을 기록하며 12.2% 늘어났다.
최근 식음료업계에 불어닥친 불황에도 KT&G는 외형과 수익성 모두 성장하며 홀로 고공행진 했다. 주력인 담배사업의 성장이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미국 전자담배 시장 1위 쥴 출시에 이어 다국적회사 죠즈 등 해외 기업의 공세에도 두 자리 수 성장률을 달성한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전자담배와 궐련담배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결과다. KT&G 관계자는 "전자담배와 일반 궐련담배 시장점유율이 함께 증가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KT&G의 2분기 전자담배 시장점유율은 33%로 직전 분기보다 3%포인트 증가했다. 2017년 말 궐련형 전자담배 '릴' 출시 초기만 해도 필립모리스 '아이코스'에 밀려, 시장점유율은 10%대에 불과했으나 이후 빠르게 확대하며 30%대까지 성장했다.
시장은 글로벌 담배회사들의 공습에 빠르게 대응한 점을 시장점유율 방어의 성공 요인으로 꼽는다. KT&G는 2017년 필립모리스가 아이코스를 출시하자마자 곧바로 릴을 내놓으며 적극적으로 맞대응했다. 지난 5월에는 쥴 출시에 맞춰 액상형 전자담배 릴 베이퍼를 선보이며 즉각 방어에 나서기도 했다.
궐련담배 또한 2분기 시장점유율 62.8%를 기록하며 1위를 지켰다. 지난 1분기에는 63.1%를 기록하며 최근 10년 동안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궐련담배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꾸준히 신제품을 출시하며 고객 확보에 나선 덕분이다. 지난 4월에는 냄새 저감 제품인 '에쎄 체인지 히말라야'를 출시해 큰 호응을 얻으며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에쎄 체인지 히말라야는 하루 평균 7만 갑이 판매되며 궐련형 전자담배가 국내 진출한 이후 출시한 궐련 담배 중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KT&G는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지배력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며 "일반 담배 시장에서도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시장 대응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개선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일본 불매 운동에 따른 수혜 기대도 번진다. 일본산 담배 대신 국산 담배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5년 이상 일본 JTI의 '메비우스'를 흡연했던 A씨(32세)도 이달 들어 국산 담배로 바꿨다. A씨는 "오랫동안 피워온 담배를 바꾸는 게 쉽지 않았지만, 일본의 만행을 보다 못해 결국 국산 담배로 바꿨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운동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일본 담배 대신 다른 글로벌 담배나 국산 담배를 택하는 소비자들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KT&G가 시장점유율을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