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력 대응체계`로 日규제 맞서는 출연硏

'비공개 간담회'서 전략 공유
피해 최소화 위해 현장 지원
3년內 핵심기술 자립화 연구
"정책지정형 R&D 센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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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연구기관들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대응해 R&D와 산업현장 지원을 위한 총력 대응체계를 가동했다. 기업들이 당장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현장 지원을 시작하는 한편 장·단기 전략기술 연구, 품질평가 지원체계, 산업장비 국산화를 추진한다.

출연연들은 19일 국회에서 노웅래 국회 과기정통위원장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대응전략을 공유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일본 수출규제와 관련, 3년 내 핵심기술 자립을 목표로 16개 신규 연구과제를 추진한다. 반도체 소재 타깃기술 3개 과제와 ICT 전 분야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13개 과제를 정부에 긴급 제안, 예산심의 절차를 거치고 있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재혁신성장 선도 프로젝트', 타 부처 소재·센서 개발사업 등 신사업 기획에 참여해 역할을 확대한다.

ETRI는 현재 일본 수출통제 일반포괄허가 857개 품목 기준으로 12개 대분류 영역 중 7개 영역에서 여러 R&D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이들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기술자립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한국화학연구원·한국세라믹기술원·재료연구소 등과 '소재산업지원 플랫폼'을 구축하고 합동지원체계도 가동했다. 시제품 개발 중심의 ETRI 반도체팹은 소재시험평가기능을 강화해 중소기업 지원을 확대한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정밀기계 분야 '공급기지형 R&D센터' 설치를 추진한다. 기업들이 국산 제품 생산과정에 필요한 공정·장비 혁신 컨설팅을 강화하고, 부품·장비의 성능과 품질 개선을 위한 신뢰성 센터 기능을 확대한다. 기계연은 일본 화이트리스트 배제와 관련, 5축 가공기, 3D 프린팅 장비, 제조로봇, 가스터빈 등 40개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일본 제재와 관련, 99.9999% 수준의 불화수소 불순물 및 순도평가 기반을 6개월 내에 갖춘다는 계획 하에 예산확보에 나섰다. 이를 통해 반도체 공정가스 품질평가 지원체계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국산화율 30% 수준인 웨이퍼 내 불순물 분석장비를 국산화하기 위해 측정 원천기술과 장비기술 연구를 추진한다. 현재 연구 기획단계로, 일본 사태를 계기로 반도체 공정용 측정분석장비를 국산화한다는 구상이다.

표준연은 이와 별도로 일본 수출규제와 관련해 기업이 소재·부품·장비에 대한 교정·시험·성능평가를 필요로 할 경우, 최우선 처리하는 패스트트랙을 운영한다. 또 일본 대체 반도체 및 첨단소재에 대한 정밀물성과 신뢰성 평가 플랫폼을 가동한다.

소재연구소는 일본 화이트리스트 관련해 니켈합금, 티타늅합금, 알루미늄합금 등 첨단 소재와 방탄복, 코팅기술 등을 연구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EUV용 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 등 반도체 핵심 3개 소재와 관련해 최근 5년간 총 24개 연구과제를 수행했다 차세대 반도체 분야는 420억원 규모 56개 과제를 최근 5년간 수행해 왔다.

25개 정부출연연을 총괄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기술자문과 기술지원, 수요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기술지원단을 운영하고, 소재산업 실증 테스트베드와 시뮬레이션 플랫폼을 제공한다. 100대 소재부품 기술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출연연 전담팀도 가동한다.

또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국회미래연구원 등 싱크탱크와 협업해 미래 산업전략을 도출하고, 각 기술 영역에서 기존 판도를 뒤집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회 융합R&D 사업, 비공개 정책지정 연구 등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출연연들은 일본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대응, 전략기술에 대한 집중 연구체계가 필요한 만큼 정책지정형 R&D센터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기계연은 기술자립 고난도 기술, 공통 핵심부품, 기반 기술 등은 출연연에 정책지정형 R&D센터를 설치하고, 기업들이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성해 기술을 축적·확산하는 기술공급기지를 갖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KIST도 탄소섬유 복합재료, 이차전지, 반도체 소재 등 KIST가 대응 가능한 분야의 R&D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산업현장을 밀착 지원하는 전담센터 확충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계연은 국산제품 생산·공정·장비 운영 안정화 지원사업을 신설, 국산품 생산·활용 또는 유럽 제품 사용 시 필요한 공정 안정화를 위해 연구기관의 중견급 연구자가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기관 출연금 예산의 15%를 산업화형 연구에 투입하는 KIST는 기업 수요 기반 연구에 대한 예산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핵심 전략품목을 중심으로 기업 연구인력이 참여하는 기업공동연구센터 운영에 필요한 인프라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재연은 국가 차원의 장기전략과 기술개발 로드맵을 이끄는 소재전략 싱크탱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소재 실용화와 품질인증을 지원하는 첨단소재 실증단지를 조성하고, 출연연 연구인력 정원규정을 완화해 해외 기관과 경쟁 가능한 규모를 갖출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일본 수출규제 이후 국내 전후방 및 연관 산업의 조속한 안정화를 위해 단기 기업지원 병행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부품·소재·장비 대체 및 국산화 과정에서 기업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QCD(품질·가격·납기) 관리를 연구기관들이 밀착 지원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한선화 과기연구회 정책본부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산업규모에서 일본의 3분의 1, 기술 수준은 66%에 그쳐 양적·질적으로 뒤진 소재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 선도형 전략 모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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