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올해 처음으로 측정하는 은행권의 일자리 창출 효과 결과가 조만간 나온다. 은행권은 디지털화가 강화돼 채용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이 같은 평가가 달갑지만은 않은 표정이다.
1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당국은 은행권 일자리 창출 효과 측정 막바지 작업 중이다. 예정대로 이달 중 측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별로 자료를 받아서 정해진 지표별로 나누고 그 부분에 대해서 평가를 하고 있다"며 "처음이다 보니 은행 산업 자체 일자리 창출효과에 대해서 객관성을 담보로 한 번 들여다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번 평가는 금융권의 일자리 창출 역할 강화와 경제여건 변화에 따른 금융권의 일자리 창출 현황과 구조적 변화추세 등을 파악하기 위함이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금융사의 직접 고용과 간접 창출 일자리를 측정한다. KB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KEB하나은행·NH농협은행·수협·SC제일은행·씨티은행 등 8개 시중은행과 6개 지방은행이 측정 대상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자체 일자리 기여도와 간접적 일자리 창출 기여도가 각각 40점, 60점으로 평가된다. 자체 일자리 기여도는 금융사가 직접 고용하거나 아웃소싱을 통해 창출하는 일자리와 노동시장 취약계층인 청년·여성·비정규직 채용비율을 측정한다. 간접적 일자리 창출 기여도는 은행이 각 산업에 지원한 자금규모와 고용유발계수 등을 활용해 측정한다. 자체 일자리 기여도는 금융당국이, 간접적 일자리 창출 기여도는 금융연구원과 노동연구원이 평가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산업별 자금 대출로 인한 고용유발계수와 임금 등을 측정하고 고용부 인증 고용창출 우수기업, 창업자영업자 지원 등을 두루 살펴 금융위에서 종합 평가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은행권의 표정은 밝지 않다. 정부가 금융의 디지털화를 주도해 핀테크를 강조하면서도 채용 현황에 대한 조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모바일을 통한 비대면 입출금, 주식 거래와 로보어드바이저(빅데이터 등을 통한 고객 자산 관리) 등이 활발해지면 은행, 증권사의 지점 감소는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영업점이 감소세이기 때문에 채용을 무작정 늘릴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것. 실제 은행연합회의 통계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직원 수는 지난해 12월 말 6만9432명에서 올해 3월말 6만8798명으로 줄었다. 영업점포 수는 같은 기간 3834곳에서 3809곳으로 감소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의 디지털화가 강화되면서 은행의 직접 채용은 다소 제한적인 상황에서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맞춰서 은행들이 인력수급 이상으로 채용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시범적으로 평가를 진행하고 내년부터는 은행 외 업권까지 측정할 계획이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와 관련 '말그대로 금융권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측정해보려는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금융권의 채용 부담은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의 직접 채용을 늘리라는 의미 보다는, 금융 산업의 자금중개기능을 통한 경제 전반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측정하겠다는 의도는 혁신성장기업, 스타트업 등에 대한 자금중개 기능을 강화해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라는 뜻으로 보여진다"고 해석했다.진현진기자 2jinh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