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수천억 원금손실 우려
투자자 집단 소송 나섰지만
"위험성 공지 미흡 문제지만
금투업계 책임 묻기 어려워"
투자자 집단 소송 나섰지만
"위험성 공지 미흡 문제지만
금투업계 책임 묻기 어려워"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에서 수천억원대 원금손실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금융권이 시끄럽다. 문제가 된 건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를 기초로 한 상품이다.
이 상품의 원금의 80%가량을 날릴 위기에 처한 투자자들이 법적 소송에 나서며 불완전판매 논란의 불이 붙었다. 이들은 금융당국에 집단으로 민원을 제기, 판매사인 은행은 물론 연관된 금융투자업계에도 소송할 계획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예상과 달리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손실 위험이 커졌다.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는 올 초 연 0.168%에서 지난 7일 기준 -0.582%로 내려갔다. 미·중 무역분쟁 등의 악재로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며 채권 값이 치솟은 여파다.
DLF는 DLS를 담은 펀드다. 하나금융투자, IBK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이 DLS를 만들고 교보악사자산운용, 유경PSG자산운용, KB자산운용, HDC자산운용 등의 운용사가 이 DLS를 담아 DLF를 만들었다.
판매는 대부분 은행에서 맡았다.
우리은행이 3∼5월 판매한 규모만 총 1250억원 정도다. 만기는 4∼6개월로 짧다. 다음 달 19일부터 올해 안에 모두 만기가 도래한다.
DLS는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기준치인 -0.2% 밑으로 안 내려가면 수익이 4∼5%가 나지만 금리가 -0.3% 이하면 원금의 20%, -0.4% 이하는 40%, -0.5% 이하는 60%, -0.6% 이하는 원금의 80%가 손실이 나고 -0.7%를 밑돌면 원금 전액을 잃을 수 있다.
하나은행도 영국 CMS(파운드화 이자율 스와프) 7년물 금리 DLS에 투자하는 DLF가 말썽이다. 이 역시 만기 시점의 기초자산 금리가 가입 시점 대비 일정 비율 이상이면 3~5% 수익을 얻고 이하면 금리 하락률만큼 손실을 본다.
영국 CMS 7년물 금리는 국채 7년물 금리와 유사한 방향으로 움직이는데, 14일 현재 국채 금리는 0.349%로 1년 전(1.102%)보다 68% 하락했다. 작년 9월 말 이후 판매된 DLF가 손실 위험에 처한 채로 다음 달부터 만기를 맞는다. 투자금 잔액은 약 3900억원에 달하며 대규모 손실 우려가 제기되자 현재는 사후관리지원반까지 꾸린 상태다.
국내 한 법무법인은 이번 사태를 두고 불완전판매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판매사인 시중은행은 물론 연관된 금융투자업계 등도 소송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상품을 설계한 금융투자업계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사안의 본질은 불완전판매에 있는데 설계한 금융투자업계에 책임을 물을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DLS는 법적으로 제조나 판매가 허용되어 있는 상품이므로 금투업계 전체에 책임을 묻기 어렵다"며 "위험성이 내재돼 있는 상품인 만큼 위험에 대한 공지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불완전 판매가 발생하였다면 판매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타당하며 제조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차현정기자 hj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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