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유동부채 5조8165억원
유동자산은 3조4281억에 그쳐
자가점포 매각 후 재임차 추진
"수익성 회복 동반돼야" 지적도
유동자산은 3조4281억에 그쳐
자가점포 매각 후 재임차 추진
"수익성 회복 동반돼야" 지적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이마트가 1년 이내 갚아야 할 부채는 급증한 반면 현금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영업부진 지속으로 신용등급마저 줄줄이 하향됐다.
이에 '자산유동화'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영업환경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은 모습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결기준 올해 상반기 이마트의 유동부채(1년 이내 상환해야 하는 채무)는 5조816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6% 급증했다. 이는 2011년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이후 반기 기준 사상 최고 수준이다.
반면 1년 이내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은 3조4281억원으로 유동부채에 크게 못 미쳤다.
이중 현금성 자산은 4967억원에 불과했다. 유동부채는 지급기한이 짧기 때문에 기업이 지급능력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유동부채보다 더 많은 유동자산을 보유하고 있어야만 한다.
이마트는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2조3884억원을 초과한다. 즉 1년 이내 갚아야 할 빚에 비해 당장 현금화 할 수 있는 자산이 부족한 셈이다. 특히 단기차입금(1년 이내 도래하는 차입금)만 전년 동기보다 70% 늘어난 2조604억원으로 전체 유동부채의 35%에 달했다. SSG닷컴, 이마트24 등 신사업 투자와 새로운 리스 회계 기준이 적용된 결과다.
반면 이마트는 영업부진 지속으로 현금창출능력은 둔화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이마트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5% 급감했다. 2분기에는 영업손실 299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첫 분기 적자를 내기도 했다. 영업활동으로부터 창출된 현금 역시 35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5% 줄었다.
이에 이마트는 1조원 규모의 자가 점포를 매각해 재임차하는 방식으로 자산 유동화를 추진키로 했다. 이마트는 10개 내외의 대형마트 점포를 유동화해 부동산 자산을 효율화하고, 재무건전성도 높인다는 방침이다.
매각이 성사되면 당장 유동성 확보에는 긍정적이나, 일각에서는 '임시방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소비 패러다임이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면서 할인점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내수 침체, 경쟁 심화 등으로 실적 개선이 요원하기 때문이다. 아직 신사업 투자가 마무리되지 않은 점도 부담이다.
시장에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수익성 회복이 절실하다고 평가한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부진이 너무 심해 투자 효율성이 나오지 않은 상황인데, 비효율 오프라인 자산을 매각해 온라인 등 신사업에 투자 여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가치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본업의 수익성 회복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4일 이마트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AA+(안정적)'에서'AA+(부정적)'으로 낮췄다. 같은 날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이마트의 신용등급 전망을 'Baa3(안정적)'에서 'Baa3(부정적)'으로 내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5일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이마트의 1년 이내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해외사모사채 제외)는 8700억원가량이다. 그동안 이마트는 우량한 신용등급을 내세워 회사채를 추가 발행해 상환해왔다. 하지만 신용등급이 줄하향되면 회사채 추가 발행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한태일 한신평 선임연구원은 "업계 내 경쟁현황을 감안할 때 저하된 수익력의 회복 가능성이 크지 않다"면서 "내재된 투자부담 과 약화된 현금창출력을 감안할 때 과거 수준의 재무안정성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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