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견을 듣는다]“진보·보수, 親日프레임 걸려들까 몸사려…피해의식부터 극복해야”

'지소미아'는 한반도 위기상황에 대한 협력 요소… 북 군사행동 억제 위해서도 필요
한일 양쪽 무지·오해·편견 잔뜩 끼어 있어, 시민사회·언론서 이를 없애는 역할해야
역사 화해 없으면 이웃으로 살 수 없어… 결국 스스로 껍질 깨고 나가야 성장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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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견을 듣는다]“진보·보수, 親日프레임 걸려들까 몸사려…피해의식부터 극복해야”
신각수 前주일대사

이슬기기자 9904sul@


[]에게 고견을 듣는다
신각수 前주일대사




"대한민국에는 보수든 진보든 '친일 프레임'이라는 거대한 덫이 존재합니다. 누구든 걸려들면 치명적이어서 안 걸려들려 노력하죠."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관계가 최악으로 빠진 요즈음 대표적 지일(知日) 인사로 전 주일 대사를 역임한 신각수 세토포롬 이사장을 만났다. 신 전 대사의 지적은 비이성적 반일감정과 무차별적인 친일 비난 선풍이 사태를 악화시키고 미래 한일관계를 암울하게 만드는 주범이라고 이해됐다.

신 전 대사의 한일 갈등 해법은 명쾌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경제보복은 한국의 전략물자 수출통제체제 미흡을 표면적 이유로 내세우지만, 직접적 원인은 2018년 대법원의 징용자 배상판결에 따른 것이므로 그 문제만 해소하면 당면 문제는 매듭 풀리듯 해결될 것이란 점이다. 신 전 대사는 한일 양국 기업과 한국정부가 출연해 배상하는 2+1 방법이 한일청구권협정과 대법원 배상판결을 모두 존중하면서도 일본정부도 설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했다.

 "한일 간에는 무지 오해 편견이 잔뜩 끼어 있어요. 그것을 없애주는 역할을 시민사회와 언론이 맡아줘야 하는데 오히려 심화시키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어차피 한일 양국은 이사 못 가는 이웃국가예요. 과거 임진왜란이 조선에 엄청난 재앙을 입혔지만 결국 에도막부와 200년 평화를 구축하지 않았습니까. 국교를 재개하고 조선통신사를 보내 선린외교를 한 조상들의 지혜를 배워야 합니다.


대담 = 이규화 논설실장


 신 전 대사는 주일 대사(2011년 5월~2013년 5월)로 있을 때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한일관계가 매우 나빠져 당시 대사로서 4주 연속 네 번이나 외무성에 초치되어 갔었던 일화를 소개하며 "한일 양국 지도자들이 한층 심사숙고 하는 행보를 해야 한다"고 했다. 신 전 대사는 지소미아(GSOMIA,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논쟁에 대해 일언지하에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지소미아는 한·미·일의 한반도 위기상황에 대한 협력체제의 핵심 요소"라며 "일본이 아무리 무역보복을 한다고 해도 파기한다면 우리한테는 너무 아픈 조치이기 때문에 해서는 안 되고 우리 정부도 이 같은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신 전 대사는 한일 미래지향적 관계 설정을 위해, "한일은 자연스러운 전략파트너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요즘 젊은이들이 한일관계 악화에도 불구하고 사실을 객관적으로 보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은 희망적"이라고 했다. 인터뷰는 마침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지난 2일 가졌다.
 
 -일본 아베정부는 수출규제의 이유를 안보상의 필요라고 하지만 한국 대법원의 일제 징용자에 대한 배상판결이 발단이 됐는데요.
 "노무현 대통령 때 2005년 민관합동위원회에서 강제징용자 문제를 다뤘고, 2007년에는 개별보상으로 7만여 명 대해 6184억 원인가를 보상해준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2011년 헌법재판소 일본군 위안부 위헌 판결(2011년 8월 30일 헌법재판소는 우리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배상청구와 관련해 해결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피해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부작위에 의한 위헌 행위라고 선고)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새로이 부각됐고요. 2012년 김능환 대법관이 대법원 민사2부에서 강제징용 배상 취지로 파기환송한 것이 작년에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 판결이 난 거거든요. 위안부와 강제징용과 관련한 이 두 과거사 문제가 잠자고 있다가 사법부에 의해 깨워진 거지요."

 -노무현 정부에서 강제징용자에 대해 정부가 보상을 하면서 한일 갈등 국면은 많이 해소됐었지요?

 "2011년 헌재 판결이 나오면서 이명박 정부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해 12월 교토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한일관계는 내리막길을 걸었지요. 이명박 대통령 독도방문으로 매우 험악한 상황에 이르렀지만 수습을 위해 노력해서 어느 정도 안정화되었어요. 그 후 양국에서 정권이 교체되면서 리세트의 기대가 있었지만 오히려 더욱 악화의 길을 걸었어요. 과거사 문제만이 아니라 독도문제, 중국과 관련한 지정학적 문제, 국민감정 등이 고조돼왔지요. 예전 같았으면 한일관계가 악화되면 일본 내 지한파를 중심으로 해결 촉구 얘기가 나오곤 했는데, 지금은 그런 목소리가 많이 위축됐어요. 한국에서 지일파들이 얘기를 못하는 것처럼요. 그만큼 상황이 악화된 거예요. 일본에서는 이를 공기를 살핀다고 해요. '구우끼'라고 하는데, 우리 얘기로 하면 분위기죠. 일본이 집단주의적인 성격이 강하니까요. 일본의 집단주의적 성격은 우리보다 강합니다."





 -정부간 갈등은 정치적으로 풀 수 있지만, 국민의 상대국에 대한 감정의 변화는 시간이 오래 걸리잖아요.

 "1965년부터 2012년까지는 일본인의 한국 호감도가 꾸준히 증가했어요. 물론 올라가다 뚝 떨어지는 때가 있었는데, 그 때가 바로 한일 외교 갈등을 빚을 때지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호감도 그래프는 우상향해왔어요. 1978년 이후 일본 내각부에서 호감도조사를 시작한 이후 뚝 떨어진 것이 5~6회 정도예요. 1978년 이후 조사니까 문세광과 김대중 사건 때는 포함 안됐죠. 2012년 이후부터는 급전직하로 떨어지고 제일 많이 호감도가 올라간 게 2011년 64%까지였어요. 아무래도 한류의 영향이 컸고 2011년 3·11 동일본 대지진 때 우리나라가 대만 다음으로 기부를 많이 했어요. 위안부 할머니들도 기부하고요. 그때 일본사람들이 흔한 말로 '감동 먹었다'고 했거든요."

-일본의 호감도가 떨어진 것은 위안부 판결이 결정적 계기가 되었지요?

"2012년부터 뚝 떨어진 게 거의 30%포인트까지 내려갔어요. 30% 쯤 날아간 거지요. 그후 차츰 나아지다 30% 후반 정도로 회복되었는데, 지금 조사해보면 또 떨어졌을 거예요. 연말에 조사하면 그 때 알 수 있겠죠. 국제회의에 가서 요즘 일본 사람들 말 들어보면 한국에 대한 태도나 감정이 예전보다 차다고 얘기를 해요. 결국은 일본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이 두 가지 과거사 현안인 위안부와 강제징용에 대한 피로증이 있고 이것이 다시 전반적인 과거사 피로증으로 연결되는 것 같아요."

 -거꾸로 한국 국민의 대 일본 시각을 들여다보면, 한국인들은 일본이 과거 식민지배에 대해 반성도 않고 사죄도 않고 있다고 하는데요.

 "반성을 안 했다고 하는 말은 맞지 않다고 봅니다. 다만, 반성이 우리 기준으로 보아 불충분하다고 할 순 있어요. 그리고 망언으로 진정성을 의심받는 일이 있는 것도 그런 시각을 가져온다고 봐요. 또한 독일과 비교를 하기 때문에 그래요. 그런데 우리가 생각할 게, 독일과 일본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거든요. 일본이 한국에 가한 것은 식민지배고 독일이 세계에 가한 것은 전쟁입니다. 독일은 또 600만명이라는 유대인을 학살하여 제노사이드를 범했잖아요. 대개 보면, 독일이 반성하는 것은 600만명의 학살에 대해 반성하는 것이지 자기들의 전쟁행위나 식민지배에 대해 반성하는 것이 아니에요. 그런 점에 대해 우리 국민이 잘 알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또 다른 문제점은 일본이 했던 여러 가지 사죄와 반성의 발언, 성명, 담화 등이 있는데 일반인들은 총체적으로 잘 알지 못합니다. 제일 우리에게 와닿는 반성과 사죄를 한 것은 2010년 간 나오토 총리가 했던 '간 나오토 담화'예요. 간 나오토 담화는 무라야마 담화보다 훨씬 앞서 있어요. 무라야마 담화는 아시아인에 대해 한 것이에요. 추상적이고요. 간 나오토 담화는 한국인에 대해 한 겁니다. 구체적이고요. 한국의 의사에 반해서 강제병합을 했다는 점을 분명히 표현했어요."

 -그럼에도 왜 대다수 한국인들은 일본이 반성을 안했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잘 보세요. 간 나오토 담화에 대해서 언론에 나오는 게 있어요? 잘 안 나오잖아요. 일반 국민이 잘 모를 수밖에요. 그래서 그런 겁니다. 사죄를 안 했다 하면 그것은 틀린 말이에요. 사죄는 했는데 우리 기준에 맞지 않는다 하면 그건 일부만 맞는 거고요. 자꾸 독일과 비교를 해서 그래요, 양쪽 성격이 다른데."

 -일본의 사죄에 대해 잘 모르거나 불만족스럽다는 국민들은 그럼 어떤 사죄를 원한다고 보세요.

 "독일 브란트 총리가 폴란드 게토에 가서 무릎 꿇었어요. 현직은 아니지만 하토야마 총리가 무릎을 꿇었고 그 전에 고이즈미 총리가 와서 서대문 형무소에 가서 사죄 표현을 했잖아요. 그런 것을 총체적으로 봐야 한다고 봐요. 저는 역사라는 것은 '용서하되 잊지 말자'는 게 맞다고 봐요. 왜냐하면 시간이 흐르면서 역사 화해를 안 하면 이웃으로 살아갈 수 없잖아요. 사람도 친구사이에서 화해를 안 하면 불편하잖아요. 화해를 안 하면 양쪽 다 손해거든요. 결국 우리 스스로 피해자의식을 뛰어넘지 않으면 우리의 발전을 가로막는다고 봐요. 피해의식을 뛰어넘어야 껍질을 깨고 나가듯이 성장할 수 있잖아요. 그러기 위해서는 너무 과거에만 집착하면 안 되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균형있게 사고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봐요."

 -이번 사태를 볼 때, 개헌을 추진 중인 아베정부가 '보통국가'와 군사대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더 이상 한국에 대해 수용적 수세적 입장을 취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볼 수 있을까요.

 "일본은 이미 군사대국이에요. 그것을 공식화하는 작업이 개헌으로 상징화돼 있을 따름이지요. 다만 평화헌법 아래서 전수방위(專守防衛) 개념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나라처럼 공격용 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즈모급 준항모를 개조해서 F-35B 수직이착륙기를 싣는다는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차츰차츰 군사대국의 면모가 드러나는 거지요. 정보 군사위성만도 6개나 보유하고 있고 이지스함도 여러 척 갖고 있고 P3C 초계기에다가 P1 초계기 등도 110대 정도 가지고 있거든요. 하여튼 일본의 해군력 공군력은 상당합니다. 해군력에 있어서는 중국보다 앞선다는 분석도 있어요. 왜냐하면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운용하는 소프트웨어도 중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일본의 경쟁력은 뛰어나지요. '일본회의' 등 역사수정주의에 매몰된 우익이 평화헌법 9조를 개정하는 개헌을 추진하면서 보통국가로의 길을 재촉하고 있지요. "

 -패전 후 74년이 지났고 전쟁을 포기한 국가가 어떻게 그런 군사력과 전쟁 수행능력을 갖게 되었습니까.

 "일본은 2차 세계대전을 치렀고 전쟁 발발 이전에 항공모함을 직접 만들었던 경험이 있어요. 그런 것들이 축적이 돼 있는 거지요. 패전국으로 하드웨어는 갖출 수 없다 하더라도 이미 몸에 배어있는 소프트웨어는 어쩔 수가 없는 거죠. 이를테면 한반도 동해 서해 동중국해까지 이 부분의 해저 정보는 일본이 가장 많이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이 정보는 잠수함전을 하는 데는 필수적이지요."

 -그 정보도 지소미아(GSOMIA,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를 통해 우리도 이용할 수 있는 건가요? 지소미아 파기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지소미아에 대한 오해가 좀 있어요. 지소미아는 당사국간 즉 A국이 B국이 조약을 체결했으면, A국이 B국에 군사정보를 넘겨줄 때 B국이 비밀을 보장하는 장치입니다. 그러니까 A국이 B국에게 군사정보를 넘겨줄 의무는 없어요. 선택을 해서 넘겨주면 받은 국가는 그 비밀을 유지해야 한다는 겁니다. 미국과 일본은 물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 현재 35개국과 체결돼 있어요. 지소미아는 군사정보를 교환하기 위한 도구예요. 이게 없으면 군사정보를 교환할 수가 없어요.한반도에서 어떤 군사대립이나 갈등이 벌어졌을 때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 제일 중요한 게 정보 아닙니까? 정보를 한·미·일 3국간 공유하지 않으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가 없어요. 북한의 군사 행동을 억제하기 위해서도 한미일 정보공유가 필요합니다. 대표적인 게 최근 북한의 이스칸데르급 탄도미사일 궤적을 추적할 때 일본 정보 가지고 최종 비행거리를 정정하지 않았습니까."

 -단순히 정보를 공유하는 차원을 넘어 지소미아 그 자체가 한미일 안보 협력의 린치핀(핵심고리)이라고 볼 수 있는 거군요.

 "그렇죠. 시긴트(SIGINT,통신)와 이민트(IMINT, 영상정보) 분야에서 일본이 우리보다 앞서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 현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한반도에서 안보적 위기상황이 벌어지면 주한미군, 주일미군, 본토 미군이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하거든요. 그것을 뒷받침해주는 게 일본입니다. 왜냐하면 일본에 있는 주일미군 기지 7개는 유엔사 후방기지로서 바로 일본정부 동의 없이 활용 가능해요. 또 하나 일본의 항만 공항이 100% 활용 가능해야 합니다. 한반도가 전쟁지역이 되면 한국 내 보급이 원활할 수 없거든요. 본토에서 오는 미군도 일본을 거쳐 한반도에 전개됩니다. 일본에 있는 7개 유엔사 기지뿐 아니라 일본에 있는 공항 항만에서 보급품을 가져오거나 또는 일본에서 만들어서 한반도에 투입돼야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지소미아는 한미일의 한반도 위기상황에 대한 협력체제의 핵심 요소예요. 그것을 우리가 어떻게 함부로 할 수 있겠습니까? 일본이 아무리 무역보복을 한다고 해도 파기한다면 우리한테는 너무 아픈 조치이기 때문에 해서는 안 되는 겁니다. 우리 정부도 이 같은 점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이번 한일 갈등에 왜 미국이 중재에 나서지 않은 건가요.

"미국의 동아시아정책은 동맹을 주축으로 움직이고 한미동맹, 미일동맹이 기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일간 문제가 벌어지면 미국은 직접 개입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한국도 동맹국 일본도 동맹국이거든요. 이 동맹이 같이 움직여야 하는데, 어느 한쪽 편을 들면 다른 한쪽은 금이 걸 거 아닙니까? 그동안 대개 미국의 역할은 뒤에서 영향력을 발휘해서 한일관계가 잘 유지되도록 했어요. 오바마 행정부 때는 그런 역할을 적극적으로 했는데, 트럼프정부 들어서는 동맹관이 달라졌어요. 동맹에서 통상적인 차원,경제적인 차원을 중시하게 됐잖아요? 그러다보니 안보상으로 볼 때 오바마 행정부 때보다 관여도가 떨어지지요. 인권을 중시하는 민주당 오바마 정부 때 한일 간 위안부 갈등이 불거졌었어요. 보편적 인권문제잖아요. 지금보다 미 정부가 관여를 많이 했어요. 이번 강제징용 문제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이라는 조약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미국이 관여하기가 곤란한 겁니다."

-아베정부가 사전에 미국과 협의를 했을 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가능성이 있어요. 아마도 일본이 한국에 대해 조치를 강구하는 중에 미국과 협의했을 수 있습니다. 뒤늦게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직전에 폼페이오 장관이 양자 동결(Stand Still) 조건을 언급했지만, 내가 보기에 너무 늦었어요. 결국 아무런 효과도 없이 일본정부가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를 취했고 우리 정부도 그에 대응을 하면서 관계가 악화된 거지요."

-이명박 정부 후반 이후 최근 10년간 한일관계는,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합의 후 문재인 정부 출범까지 약 1년 5개월을 제외하면, 줄곧 악화돼 온 것 같아요.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말기에 독도 방문한 것이 패착이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당시 제가 현직 대사였어요. 한일관계가 매우 나빴어요. 당시 대사로서 네 번이나 외무성에 초치되어 갔어요. 매주 금요일마다 10, 17, 23, 30일 이렇게 네 번씩이나 초치됐어요. 그러니까 관계가 어땠는지 상상해볼 수 있겠죠."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 천황까지 언급해 일본 국민감정이 격앙되기까지 했는데, 일본으로부터 역린을 했다는 말까지 나왔는데요.

"천황이란 존재가 통합의 상징이니까 일본국민들이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것은 틀림이 없는 것 같아요."

-초치를 해서 들어가 만나면 자리가 아주 불편할 것 같은데요.

"초치를 하는 경우 좋은 일이 아니잖아요, 아무래도 분위기가 냉랭하고 엄숙하죠. 사실 요즈음은 SNS 디지털 미디어 시대잖아요, 표정관리 잘 해야 합니다(하하하). 잘못했다가는 진의 불문하고 SNS에 엄청나게 두들겨 맞을 수 있어요."

-한일관계가 지금 위기를 겪고 있지만, 한미관계만큼 중요하지 않습니까.

"한미관계가 주축이 되는 거기에 한일관계가 따라가는 거지요. 가장 가까운 이웃국가로서 중요성은 한국이 다른 곳으로 이사가기 전에는 변함이 없을 거고요. 요즘 우리 외교가 사면초가, 아니 오면초가라고 하잖아요. 북한에까지 저런 수모를 당하고 있으니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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