克日 대안으로 남북경협 메시지
환동해·환황해 경제 로드맵 언급
일각선 "지나친 긍정적 전망 경계"
환동해·환황해 경제 로드맵 언급
일각선 "지나친 긍정적 전망 경계"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통일로 광복을 완성하고자 한다"며 '극일'의 대안으로 평화경제 구축을 언급했지만, 정작 상대방인 북한이 날을 세우는 등 현실은 녹록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당면한 현안인 일본문제 못지않은 '평화경제 구축'과 '통일'의 비전을 설명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힘으로 분단을 이기고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이 책임 있는 경제 강국으로 가는 지름길이자 우리가 일본을 뛰어넘는 길이고, 일본을 동아시아 협력의 질서로 이끄는 길"이라며 "임기 내에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확고히 하겠다. 그 토대위에서 평화경제를 시작하고 통일을 향해 가겠다"고 했다.
이어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늦어도 2045년 광복 100주년에는 평화와 통일로 하나된 나라(One Korea)로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단단히 다지겠다고 약속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플랜은 평화경제와 통일로 인한 경제적 이익이 매우 크다는 주장을 전제로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IMF를 인용해 "한국이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며 2024년 경 1인당 국민소득 4만불을 돌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했고, 영국의 한 리서치 회사가 내놓은 올해 추정치를 근거로 "남과 북의 역량을 합친다면 각자의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8000만 단일 시장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평화경제 로드맵은 문재인 정부가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신북방정책이 제시됐다. 문 대통령은 "부산에서 시작하여 울산과 포항, 동해와 강릉, 속초, 원산과 나진, 선봉으로 이어지는 환동해 경제는 블라디보스톡을 통한 대륙경제, 북극항로와 일본을 연결하는 해양경제로 뻗어 나갈 것"이라며 "여수와 목포에서 시작하여 군산, 인천을 거쳐 해주와 남포, 신의주로 향한 환황해 경제는 전남 블루이코노미, 새만금의 재생에너지 신산업과 개성공단과 남포, 신의주로 이어지는 첨단 산업단지의 육성으로 중국, 아세안, 인도를 향한 웅대한 경제전략을 완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전망을 실현하는 데 있어 반드시 협조가 필요한 북한의 반응은 정작 냉랭하기만 한 상황이다. 북한은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7차례의 발사체 도발을 하면서 한미연합훈련을 문제삼고, 남한이 아닌 미국과 대화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오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4일에도 "미국이 지대지 중거리 미사일의 아시아 지역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하면서 그 배치지의 하나로 남조선을 점찍어 놓고 있다고 밝혔다"며 "마땅히 철거해야 할 사드(THAAD·종말고고도지역방어체계)를 오히려 영구배치하고 그것도 모자라 새로운 공격용 무기까지 남조선에 전개하려는것은 지역정세를 격화시키고 극동지역에서 새로운 냉전과 군비경쟁을 일으키는 무모한 망동이 아닐수 없다"고 강변했다. 특히 통신은 "스스로 총알받이가 돼 자멸의 길을 걷겠는가, 아니면 화난만 가져다줄 재앙단지들을 제손으로 들어내겠는가"라며 노골적으로 정부를 협박하기도 했다.
나아가 평화경제의 '첫 걸음' 격인 비핵화 부분도 순탄을 장담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4일(현지시간) VOA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과거처럼 적당한 핵 프로그램 양보로 경제적 이익을 얻은 뒤 약속을 지키지 않으려 한다면 큰 실수를 하는 것"이라고 공개 경고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장밋빛 전망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당장 비핵화를 할지 안할지도 모르는 상황인데다 북한이 생각하는 경제협력 방식이 우리와는 다른 방식일 수 있다"며 "너무 장밋빛 전망이 아닌가 한다"고 짚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