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삼양식품이 지난 2분기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불닭볶음면 시리즈의 선전으로 해외매출(수출)이 내수 매출을 웃돌았다. 국내 라면 시장이 침체기에 빠진 상황에서 나홀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는 평가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8.3% 늘어난 133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0% 증가한 208억원을 벌어들였다.
불닭볶음면을 앞장세운 수출 부문이 성장을 견인했다. 회사의 2분기 수출액은 전년 대비 17.1% 늘어난 697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면 내수 매출은 전년 동기 수준인 640억원에 머물렀다. 분기 기준 수출액이 내수 매출을 따라잡은 것은 2017년 4분기에 이어 두 번째다.
회사 관계자는 "주요 수출국의 매출이 고르게 성장한 가운데 올해 초 새롭게 총판을 교체한 중국과 무이 할랄 인증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서의 상승폭이 컸다"고 말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다른 라면 기업과 마찬가지로 내수 시장에만 집중했던 삼양식품을 '수출 기업'으로 만든 건 불닭볶음면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매운 맛'으로 자리잡은 불닭볶음면이 아시아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수출액이 치솟은 것이다.
실제 지난해 회사의 전체 수출액 2001억원 중 86%인 1730억원이 불닭볶음면의 매출이다. 내수 매출에서 불닭볶음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40% 수준이다. 해외 시장에서 불닭볶음면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수치다. 2012년 1억원 미만이었던 삼양식품의 수출액은 2017년 2000억원을 넘어섰고, 올해에도 상반기에만 1215억원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양식품은 최근에는 불닭볶음면을 이용한 신제품들을 끊임없이 출시하며 '불닭' 인기를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불닭볶음면 시리즈는 총 15개다. 라면뿐만 아니라 불닭소스, 불닭오징어, 소시지, 라볶이, 스낵 등 불닭 브랜드를 이용한 제품을 모두 합하면 30개에 달한다. 올해엔 떡볶이, 만두 등 HMR(가정간편식)으로 카테고리를 넓혀 간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에서 안정적인 매출 실적으로 올해 수출 부문에서는 지난해보다 20% 이상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며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5000억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