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이미정 기자] 대표적인 고연봉 업종으로 꼽히는 정유사의 급여가 올해 들어 2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내 주요 정유업체들이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에쓰오일, SK에너지, GS칼텍스 정유 부문의 올해 상반기 1인당 급여는 평균 6675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031만원)보다 17% 감소했다.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에쓰오일로 1인당 급여가 8054만원에서 6166만원으로 23% 줄었다. GS칼텍스 정유 부문은 7140만원에서 올해 6160만원으로 역시 14%, SK에너지는 8900만원에서 7700만원으로 13% 각각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는 매출에 비해 직원 수가 적다는 등의 이유로 급여가 다른 업계보다 높은 편에 속하는 데 최근 실적이 나빠지면서 급여가 줄어든 현상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정유 3사의 상반기 직원 급여에는 지난해 실적을 반영해 책정한 성과급이 포함돼 있다. 급여에 실적이 반영되지 않은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올해 상반기 급여가 작년 동기(4600만원)와 큰 차이 없는 4700만원이었다.
지난해 4분기 대내외 환경 악화로 줄줄이 적자를 기록한 것이 이번 급여 급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정유 4사는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정유사의 가동률 상승으로 인한 실적 부진과 유가 급락 등으로 재고 관련 손실이 늘었고, 그 결과 석유 부문에서 총 영업손실이 1조원을 넘어섰다.
올해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아시아 주요국 성장 부진과 계절적 비수기 등으로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4~5달러 수준이지만, 지난 1분기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1.4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하는 등 2분기까지 3달러선을 유지하면서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GS칼텍스는 2분기 영업이익이 77% 급감했고 에쓰오일은 적자전환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휴가철로 인한 '드라이빙 시즌' 진입 등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7월에 들어 6~7달러를 유지하며 하반기 정유부문 수익성이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미정기자 lmj0919@dt.co.kr
에쓰오일, SK에너지, GS칼텍스의 정유 부문 올해 상반기 1인당 급여는 평균 6675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031만원)보다 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현대오일뱅크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