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공지능, 독립敎科로 가르쳐야 한다

서정연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SW중심대학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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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1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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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인공지능, 독립敎科로 가르쳐야 한다
서정연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SW중심대학협의회 회장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인공지능 기술의 보편화를 꼽을 수 있다.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알파고(AlphaGo)의 바둑 대국은 인공지능(AI)의 기술 발전에 따라 다양한 데이터에서 지식을 습득한 컴퓨터가 전문 기술을 가진 인간을 뛰어 넘을 수 있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일례다. 인공지능 기술은 진화를 거듭할수록 모든 분야에 걸쳐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우리생활의 편리함을 더할 것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수록 공급을 채우기 위한 직업군도 영향을 받게 되고 산업 전반에서 사라지는 직업군과 함께 새롭게 떠오르는 직업군이 등장하는 교차점의 시기에 접어들게 된다. 하지만 새로운 분야는 숙련된 전문가가 부족하다. 산업이 겪게 되는 인력난은 직업의 양극화를 확대하고 심각한 사회의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우리는 아이들이 미래사회에 대처할 수 있는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고민해보아야 한다. 젊은 세대들이 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면, 모든 산업에 필요한 인공지능 융합인재를 적절히 배치시키지 못해 국가적으로도 산업 발전에 큰 문제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최근 국내 유수 대학 총장들이 입을 모아 '이제는 모든 전공에서 인공지능을 가르쳐야 한다'고 선언한 것도 미래사회를 대비한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이미 영국은 인공지능의 핵심 기초 역량인 소프트웨어 관련 교과목인 컴퓨팅 교과를 초등학교 1학년부터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도 2020년부터 초등학교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교육하고 고등학교 과정에 인공지능의 기본적인 개념을 정보1이라는 공통필수 과목에 포함시켜 대학입시에 반영하겠다는 교육개혁안을 발표했다.

또한 인공지능 분야의 선진국인 미국 유럽 중국 등에서도 선제적으로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초등교육부터 코딩교육을 진행하고 고등학교는 실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수준의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하여 고등학교만 졸업하고도 사회에 바로 진출할 수 있도록 교육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반면 대한민국은 지난 2015년 초·중등 교육과정 개정을 통해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육과정에 정보 교과 교육을 시행했으나, 턱없이 부족한 교육 시간으로 학생들이 제대로 된 SW교육을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초·중등 교육과정에서 소프트웨어 관련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학생들이 고수준의 인공지능 개념을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의 모든 전공에 인공지능 기법을 적용하는 교육을 실시한다는 것은 마치 덧셈 뺄셈도 제대로 못하는 학생들에게 고수준의 수학을 적용하는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하는 것과 같다.

교육과정 개편은 매우 힘든 과정이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은 지금 더 이상 늦출 수는 없다. 과거 1차 산업혁명 시기를 거치면서 많은 선진국들이 수학, 과학, 읽기·쓰기와 같은 교육을 보통교육으로 실시하였을 당시, 우리나라는 신교육을 거부하고 유학만을 가르쳐 세계의 흐름에 뒤처지게 된 뼈아픈 경험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그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초등학교부터 정보교과를 독립 교과로 지정하고 모든 학생에게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기초 지식을 체계적으로 가르쳐 인공지능과 함께 가속화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할 수 있는 교육 개혁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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