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실패의 가치` 일깨우는 아마존

이호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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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1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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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실패의 가치` 일깨우는 아마존
아마존이 지난달 창립 25주년을 맞았다. 1994년 7월에 설립된 아마존은 3년이 지난 1997년 나스닥 상장 시 기업가치가 4억3800만 달러(약 5326억원)였다. 아마존의 현재 시가총액이 9018억 달러(약 1097조원)이므로 20여년 만에 기업가치가 2000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오프라인의 대표 유통기업인 월마트 시가총액(약 3120억 달러)의 3배에 가까운 수치다. 그렇다면 아마존의 고속 성장이 우리 기업에게 제공하는 시사점은 과연 무엇이 될까?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취급 제품을 도서 뿐 아니라 음반, 소프트웨어, 주방용품 등 다양한 품목으로 확대하면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5240억 달러(약 635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아마존의 온라인 시장점유율은 45%로 이베이(6.8%)와 월마트(4%) 등 경쟁사와 비교가 되지 않는 규모다. 연회비(119 달러)를 내고 가입하면 이틀내 무료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마존 프라임 회원 수도 1억명을 넘어섰다. 전세계 아마존 물류센터의 수는 894개로, 이 가운데 466개가 미국에서 운영되고 있다. 아마존에서 일하는 종업원 수도 61만명을 넘는다.

'고객 우선주의'를 최고 가치로 여기는 경영방침이 아마존 성장의 일등공신이다. 아마존은 임원회의 때 늘 자리를 하나 비워놓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고객의 자리인데, 의사결정 과정에서 고객의 입장을 잊지 않기위함이다. 지금도 아마존 상품에 불만이 있는 고객은 베조스 회장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낸다. 베조스 회장이 이메일을 '의문표(?)'와 함께 직원에게 전달하면 담당자는 문제의 발생 원인과 해결책을 강구해 보고해야 한다.

아마존이 고객의 소리를 끊임없이 반영하는 방식 가운데 하나다. 아마존 성과를 평가하는 지표 500여개 가운데 400여개가 고객 관련 지표로 이루어져 있다. 아마존이 글로벌 시장에서 고객들로부터 최고 수준의 평가를 받고있는 것은 이처럼 고객을 중심에 둔 기업경영 때문이다.

실패에 관대한 기업문화도 아마존 성장에 큰 몫을 했다. 실패를 두려워하기 보다 새로운 경험을 쌓는 기회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끊임없는 혁신과 성장을 이끌었다. 아마존은 '킨들'로 전자책 시장의 리더가 되었고, '아마존 웹서비스(AWS)'로 글로벌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의 50%를 장악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넷플릭스 다음으로 큰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성장했다. '알렉사'라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탑재한 스마트 스피커 '에코'도 1억대 이상 판매했다.

최근에는 계산대 없는 편의점 '아마존 고(Amazon Go)'로 오프라인 소매업 시장에도 진출했다. 사업의 범위를 온라인 쇼핑에 국한하지 않고 고객 관점에서 지속적인 혁신을 추진해 온 결과다.

아마존의 혁신이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이베이와 경쟁하기 위해 도입한 '아마존 경매, 스마트폰인 '파이어폰', 모바일 결제를 위한 '아마존 페이', 호텔예약 서비스인 '아마존 데스티네이션' 등 실패한 프로젝트도 많다. 혁신은 실패를 영양분으로 먹고 자라는 나무와 같다.

베조스 회장은 "실패와 혁신은 떼 놓을 수 없는 쌍둥이다. 나는 아마존을 가장 성공한 회사라기 보다는 가장 편하게 실패할 수 있는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한다. 실패에서 배워야 혁신에 성공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성공을 꿈꾸는 기업들에게 아마존이 제공하는 교훈은 두 가지다. '고객 중심의 기업경영' 그리고 '혁신을 위해 구성원들이 마음껏 실패할 수 있는 기업문화'가 아마존 고속 성장의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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