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서 칼럼] 美中 충돌, 무슨 일 일어날까

박영서 논설위원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박영서 칼럼] 美中 충돌, 무슨 일 일어날까
박영서 논설위원
미중 무역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전격 지정한 것이다. 환율전쟁까지 가세하면서 미중 갈등은 한층 긴박해졌고 예측도 안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환율전쟁의 방아쇠를 당긴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지난 1일 그는 대중 제재조치 4탄으로 3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 수입품에 다음달 1일부터 10% 추가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뿔난 중국 정부는 자국기업에 미국 농산물 수입 중단을 지시했다.

이어 5일 '1달러=7위안'이 11년 만에 깨졌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가 현실화된 것이다. 중국은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그러자 트럼프는 기다렸다는 듯이 트위터에 "중국이 통화 가치를 거의 역사적인 최저치로 떨어뜨렸다"면서 "이는 환율조작"이리고 비난했다. 5시간 후 미 재무부는 종합무역법에 기반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교역촉진법 만으로는 환율조작국 지정이 여의치 않자 종합무역법이란 과거의 무기를 꺼내들었다. 이에따라 중국은 지난 1994년 이후 25년 만에 다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됐다.

'포치'는 굳어가는 추세다. 환율조작국 지정 이후에도 위안화 환율은 상승 추세다. 이를 놓고 중국 정부가 미국에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의 '각오'는 정말 승산이 있는 것일까. 분명히 제품을 수출하는 공장에는 유리하다. 수출품이 미국에서 관세를 25% 적용받아도 위안화 가치가 절하되면 이를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출대국 입장에서 본다면 위안화 절하는 중국 제조업을 구하는 일이다.

하지만 중국에 있어서 위안화 약세는 득보다 실이 더 많다는 것이 중론이다. 우선 자금 유출이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위안화를 가진 사람들은 위안화를 팔아 다른 자산으로 바꾸려 할 것이다. 해외자본이 환차손 등을 우려해 중국에서 빠져나가고, 이는 다시 위안화 가치를 하락시키고 자본 이탈을 가속화하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생활물가도 급등한다. 미국 등 해외에서 수입하는 식량, 에너지 등의 가격이 높아져 서민경제를 불안하게 만든다.

중국 채권시장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감도 높다. 최근 몇년 간 외채 발행은 중국 기업들의 트렌드였다. 그런데 중국의 경기 둔화와 무역전쟁 여파 등으로 위안화 가치가 더욱 떨어질 수 있고, 이는 달러로 채권 상환에 나서야 하는 중국 기업에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특히 외채가 많은 부동산 기업들이 불안해진다. 만약 부동산 버블이 터져버리면 중국인들의 부동산 자산은 붕괴된다.

따라서 '포치'는 승리할 수 있는 작전이 아니다. 따라서 중국 당국의 의도적인 환율 조작이라고 보기는 무리다.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몰린 것이라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여기에는 환율전쟁을 치를 수 밖에 없는 당내 사정이 작용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중국 공산당은 창당 이래 지금까지 외세에 머리를 숙인 역사가 없다. 반외세·반봉건을 내세우며 태동한 정당이 중국 공산당이다. 이 점이 중국공산당 총서기이자 국가주석 시진핑(習近平)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을 것이다. 미국과 타협하면 '투항파'로 도마 위에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국가 지도자 자리를 유지하기 어렵다. 강경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트럼프는 치킨게임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보다 비관적 시나리오를 상정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다음 단계로 자본자유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일당독재 사회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자유로운 자본 이동은 기본적으로 채택할 수 없다. 미국이 이를 요구한다면 일당독재를 그만두라는 말과 다름이 없다. 이런 대립 구도는 두 나라를 포함해 세계경제를 위기에 빠뜨릴 것이다. 이미 제3차 세계대전의 입구에 한 걸음 다가갔다는 말까지 오고 있다. 본질적으로 향후 어느 나라가 세계를 지배할 것인가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가볍게 사용했던 '환율전쟁'이라는 문구가 전례없이 무서워지는 대목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