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9·13 대책 이후 11개월 만에 초강력 대책으로 꼽히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드디어 공개됐다. 이르면 10월부터 서울·과천·분당 등 전국 31곳 '투기과열지구'의 민간 택지에 짓는 아파트 최초 입주자 모집 공고 단지부터 적용된다. 상한제 적용에 따른 청약 과열, 과도한 시세 차익을 줄이기 위해 최고 10년까지 전매제한 기간이 연장된다.
국토교통부는 12일 민간택지 내 공동주택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위해 적용지역 지정요건과 적용대상 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 지정 요건이 매우 엄격해 최근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집값 과열 양상이 나타나는 서울도 제도 적용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국토부는 필수요건을 기존 '직전 3개월 주택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 초과인 지역'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으로 완화했다.
선택 요건 중 하나인 분양가격상승률은 해당 시·군·구의 분양 실적 등이 없어 활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해당 시·군·구의 분양실적이 없는 경우,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상 청약이 가능한 지역인 주택건설지역(특·광역시)의 분양가격상승률을 사용하도록 개선한다.
국토부는 상한제의 효력이 빨리 나타날 수 있도록 일반주택사업과 동일한 '최초 입주자모집 승인 신청한 단지'로 일원화한다. 현재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경우 이미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한 단지에 대해서는 상한제 적용이 불가피하며, 최근 후분양 방식을 통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를 피해 높은 가격으로 분양한 단지들을 고려한 조처다.
상한제 적용에 따른 단기 시세 차익을 막기 위해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내 상한제 적용 주택의 전매제한 기간을 인근 주택의 시세 대비 분양가 수준에 따라 5∼10년으로 확대한다. 기존 전매제한 기관(3∼4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다만 분양을 받은 사람이 전매제한 기간 내 불가피한 사유로 주택을 매각하는 경우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해당 주택을 일정금액으로 우선 매입할 수 있도록 현재의 제도를 활용한다.
국토부는 주택법 개정안을 발의해 수도권 공공분양주택에 적용 중인 거주의무기간(최대 5년)을 올해 연말까지 상한제에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 불가피한 사유로 전매제한 기간 중 매각하고자하는 경우 일정 기간이 초과한 후에는 보유기간이 길어질수록 LH의 매입금액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예를 들어 전체 전매제한기간이 10년인 경우, 6년까지는 기존과 같이 입주금+은행 정기예금이자로 매입하고 6년 이후에는 보유 기간에 따라 매입 금액을 높이는 방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일종의 최고가격제인 상한제는 공급자의 수익이 줄고, 소비자의 잉여가 커지는 것이므로 투기과열지구 중심으로 분양시장 쏠림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전매제한 강화 및 의무거주기간 도입조치로 '묻지마청약'보다는 무주택자와 실거주수요 중심으로 청약시장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앞줄 왼쪽 첫번째)이 12일 오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당정협의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 의원회관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