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신 칼럼] 美 연준과 행정부의 절묘한 정책공조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핀테크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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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1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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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신 칼럼] 美 연준과 행정부의 절묘한 정책공조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핀테크지원센터장
지난 7월 31일 미연준이 시장 기대 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하지만 달러는 강세, 주가는 대중(對中) 추가관세조치와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지정'조치까지 겹쳐 전 세계 주가가 급락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미연준의 금리인하조치가 왜 효과를 내지 못한 것일까. 시장에선 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파월의장의 기자회견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파월의 코멘트는 '이번 금리인하는 경기둔화방지를 위한 보험이지, 금리인하의 시작은 아니다'였다. 한마디로 시장이 은근히 기대했던 '향후 본격적 금리인하'를 부정하는 발언이었던 셈이다.

그럼 파월의장은 왜 이렇게 발언했을까. 물론 미국경제는 2분기 성장률이 연율 2.1%로 1분기 3.1%보단 둔화됐지만 소비와 고용지표는 여전히 견조하다. 따라서 본격적 경기둔화는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이란 해석도 가능하긴 하다. 그러나 개인적으론 FOMC위원간의 '의견조정 불충분'을 첫 번째 이유로 꼽고 싶다. FOMC보고서를 보면 이번 금리인하 때는 FOMC위원 10명 중 2명이, 이전 6월 때는 과반수인 5명이 연내 금리인하가 불필요하단 의견을 냈다. 따라서 파월의장이 본래 '매파' 성격이기도 하지만, 그 만큼 위원간의 의견조정에 부담이 있었을 거로 생각된다. 금리인하 폭을 이전의 0.5%에서 0.25%로 절반으로 뚝 낮춘 것도 타협의 산물로 판단되는 이유다.

트럼프대통령과의 정책공조도 또 다른 주요 이유로 생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연준에 대해 노골적으로 금리인하를 요구해왔다. 미국경제 부양도 부양이지만, 달러약세로 미국 무역적자를 줄이려면 금리를 보다 과감하게 인하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미연준이 트럼프대통령의 요구를 수용해서 금리를 과감하게 인하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물론 단기적으로 금리급락, 달러약세, 주가급등효과를 얻을 순 있다. 하지만, 1~2% 소폭의 달러약세로 해결될 수 있는 무역적자가 아니라고 보면 오히려 시장교란에다 추가 금리인하카드만 소진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따라서 트럼프대통령이 표심을 얻기 위해 내년 대선까지 미중무역전쟁과 대중 추가관세폭탄카드를 계속 쓸 수밖에 없다고 하면, 미연준으로선 되도록 추가 금리인하카드를 많이 갖고 있는 게 되레 잘 맞는 정책공조 궁합일 수 있다.

이번 금리인하는 어떤 효과를 내고 있나. 시장에선 이번 금리인하배경을 경기둔화로 인식하면서 장기금리가 하락했고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을 통한 주택수요와 장기금리에 민감한 자동차판매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한다. 예컨대 2분기 미국의 주택차환대출은 전년 동기대비 무려 43%, 신규대출은 6.2% 증가했다. 수출과 투자는 몰라도 적어도 소비수요는 아직 정책기대 대로 작동하고 있는 얘기다.

향후 미국 금리전망은 어떤가. 물론 시장일각에선 추가 금리인하가 늦어질 거란 얘기도 있다. 하지만, 8월 들어서자마자 발표된 트럼프대통령의 대중 관세폭탄(3000억 달러 대중수입품에 대해 10% 추가관세)에다 8월 5일 단행된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지정'조치로 경기둔화우려가 커지면서 보다 빨리 금리가 추가인하될 거란 의견이 늘어나는 모양새다. 그 경우 다음 FOMC가 열리는 9월 또는 10월이 유력하다. 특히 주목되는 건 이달 22~24일 주요국 중앙은행총재와 이코노미스트들이 모이는 잭슨홀미팅이다. 이번 주제는 '금융정책에서의 과제'인데, 아무래도 최대 관심은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일 것이다. 현재 미연준이 논의하고 있는 인플레 목표구간의 상향조정(2% 초과의 용인여부)이 이뤄질 경우, 이는 추가 금리인하부담을 그만큼 줄여줄 수 있단 점에서 강력한 금리인하신호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수출증가율이 8개월째 뒷걸음치고 있고, 올해 성장률도 미중무역전쟁에다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로 1%대로 추락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가계부채는 GDP(국내총생산)규모에 맞먹는 수준인데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기업타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보다 선제적이면서 시장기대와 정책공조를 잘 활용하는 금리정책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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