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中 환율조작국 지정 파장
우리도 지정 요건 중 1개 해당
원화, 위안화 동조화 현상 심화
조작국 배제 장담하긴 어려워
우리도 지정 요건 중 1개 해당
원화, 위안화 동조화 현상 심화
조작국 배제 장담하긴 어려워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달러당 위안화 기준환율을 7.0039위안으로 고시한 8일 오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원을 넘어서 있다.
연합뉴스
중국이 미국에 의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국제 외환시장이 출렁였다.
과연 우리는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이 없을까?
우리 정부 당국자의 호언장담에도 불구하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니 대비는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요즘처럼 우리 경제를 둘러싼 다양한 돌발 악재가 쏟아지는 상황이어서 더욱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8일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IBK경제브리프 '미국의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에 따른 영향과 전망'에서 한국 등으로 환율조작국(미국 교역촉진법 상 심층분석대상국) 지정 확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주요 기관 등은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이 우리나라와는 무관하다고 한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에 대해 선을 긋고 있지만, 미국의 중국에 대한 '표적공격'이라는 여론의 비판 가능성을 고려해 환율 전쟁의 대상을 다른 관찰대상국으로 확대해 나갈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미국은 지난 5일(현지시각) 중국을 25년 만에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미국은 매년 4월과 10월 환율보고서를 작성해 환율조작국과 관찰대상국 명단을 기재하는데, 이번에 중국만 별도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위안화 가치를 절상해 연간 5000억달러에 달하는 무역적자 규모를 줄이기 위한 포석이다.
환율조작국 기준은 △대미 무역흑자 200억달러 초과 △GDP(국내총생산) 대비 경상흑자 2% 초과 △연간 GDP대비 2% 초과 순매수와 12개월 중 6개월 이상 순매수 등이다. 미국은 통상 2개의 기준 충족 시 환율조작국 지정 전 단계인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다. 하지만 중국은 '대미 무역 흑자 200억달러 초과' 요건 1개에 해당함에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됐다.
우리나라는 이들 요건 중 'GDP 대비 경상흑자 2% 초과' 1개를 충족한다. 앞서 '대미 무역흑자 200억달러 초과'에도 해당해 2개 요건에 해당했지만 최근 대미무역 흑자는 180달러로 쪼그라들었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중국과 한국은 환율조작국 지정 요건 중 1개 요건만 해당한다"며 "환율조작국 지정 확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은 낮지만 중국 위안화와 동조화가 심화하고 있어 금융시장 불안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서정훈 KEB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한국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한 가지 요건에 해당하지만, 외환시장이 아닌 정치·외교·안보 측면에서 볼 때 미국이 우리나라와 동맹관계를 깨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중국 위안화와 동조화 현상이 앞으로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KEB하나은행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화 상관계수는 0.30 안팎인데, 지난 5월 0.35를 넘어섰다. 이 계수는 1에 가까우면 원화와 위안화가 완전 동조화로, -1에 가까우면 동조화 현상이 없다는 것으로 본다. 지난해 말에는 0.40을 넘어서기도 했다. 서 수석연구위원은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화는 2015년 6월 위안화가 절하 됐을 때부터 심화됐는데, 지난해 3월부터 미중 무역분쟁이 확대되면서 동조화 현상이 높아졌다. 양국 간 수출 경제구조가 유사해 앞으로 더 높아질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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