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주가폭락이 시장에 새파란 멍을 남기면서 신용거래 반대매매가 속출하고 있다. 일부 영업점은 온종일 신용거래 반대매매 주문만 받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증시의 바닥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에서 투자자 손실을 키울 수 있는 반대매매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위탁매매 미수금(1269억2700만원) 대비 실제 반대매매 규모가 125억4800만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일평균 반대매매가 71억원대였는데 하루 76% 만큼의 물량이 더 나온 것이다.
이는 6개월래 최대치로 대체로 3~7%를 기록했던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비중은 9.3%로 급증했다.
신용거래는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원금의 2배까지 주식을 살 수 있다. 하지만 손실도 클 수 있어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해 고객이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을 만기 내 갚지 못하거나 빌린 돈에 대한 담보 부족분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미수금 처리되는 경우 증권사는 고객의사와 관계 없이 일괄매도할 수 있다.
특히 최저점을 경신한 하락장과 맞물려 신용잔고가 높게 집계된 점은 반대매매로 인한 추가하락과 연결돼 있어 좋지 않은 신호라는 분석이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의 신용융자잔고는 2일 기준 5조원인데 이는 작년 저점이었던 2018년 10월말보다 약 15% 높은 수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 돌발악재는 주식을 다 팔아도 빌린 돈을 갚지 못한 깡통계좌를 속출시켰다. 깡통계좌는 원금 이상 손실을 입은 신용거래 계좌를 말한다.
한 증권사 영업점 관계자는 "피부로 와닿을 만큼 반대매매 주문이 늘고 있다"며 "담보가치 하락분을 더 증가시켜 투매가 또 다른 투매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매매 후 2일째 되는 날 결제가 행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후 반대매매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달 증시 급락 여파로 반대매매가 급증했는데 여진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달 2~5일 증시가 연속 하락했기 때문에 반대매매 금액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더해 담보비율 하락 및 증거금 부족으로 반대매매가 실행된 스톡론까지 반영하면 반대매매 금액은 추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