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6일 일본 수출규제 대응 문제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강행하겠다고 밝히자 반대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과도한 재산권 침해라는 비판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오는 13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안이 담긴 주택법 개정안을 공개한다. 김 장관은 최근 일본 수출 대응 이슈로 상한제 도입이 지연될 것이라는 일부 정치권의 예상에 제도 도입을 서둘렀다. 그는 최근 국회 국토위 의원실을 찾아 상한제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위원들에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정안에는 상한제가 시장에 곧바로 적용될 수 있도록 물가상승률 등 적용 기준이 대폭 낮아질 전망이다. 아울러 상한제의 부작용으로 거론되는 로또 청약 과열 현상을 방지하는 전매제한 기간 강화, 채권입찰제 등 환수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상한제 기습 발표에 청와대 게시판에는 불만의 글들이 폭주했다.
지난 6일 올라온 '분양가상한제 추진을 중지해주세요'란 청원 글에는 불과 이틀만에 1610명이 동의했다. 청원자는 1982년 완공되어 노후화로 2003년 6월 23일 재건축 판정을 받고, 2017년 관리처분인가후 모든 가구가 이주를 마쳐 현재 석면조사 후 철거를 앞두고 있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그는 "국토부가 분양가상한제 확대 적용을 위해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 시행기준 시점을 관리처분인가가 아닌 모집자공고 기준으로 하려는 상식 이하의 처신에 대해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시하고자 탄원 드린다"고 비판했다. 이어 "기존 법률에 따라 적법한 절차에 의거 추진 중인 사업에 대해 법개정을 소급적용해 사업추진을 실질적으로 막는 것은 사유재산을 침해하는 위법적이고 부당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또 "기존 아파트 조합원에는 시세보다 땅을 강제로 싸게 팔게해 피해를 입히고, 일반분양자에게는 로또수익으로 막대한 수익을 안기겠다는 정책은 반드시 철회되어야한다"고 호소했다.
이글보다 하루 먼저 올라온 '탄원서-내 재산 뺏지 마세요'란 청원 글에는 현재 1481명이 동의했다. 청원자는 1981년 둔촌동에 처음 내 집을 장만해 수도꼭지 틀면 뻘건 녹물 나오고, 부엌에서 물 쓰면 욕실에서 샤워를 하기 힘든 상태가 되기까지 꼬박 36년을 살았다면서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상한제가 가진 자를 더욱 살찌우고 양극화를 심화하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대출체제하에서는 그리고 6,7년 전매 제한을 하는 제도하에서는 그 분양(상한제)에 당첨되기 위해 현금 수억원을 보유하며 6년, 7년 묵혀 둘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 사람이 누구겠습니까? 재력가 혹은 그 돈을 마음대로 조달할 수 있는 권력자 아니겠습니까? 조합원의 돈을 빼앗아 유력자들에게 몰아주는 당신들이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려는 사람들 맞습니까?"라고 비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보증 제한이나 상한제가 시행되면 추가부담금을 낼 수 없는 저는 집을 매각해야만 한다고 호소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오는 13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발표를 강행하겠다고 하자 반대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