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모멘텀 사라질 가능성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 줄수도"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 줄수도"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정부가 증권시장 안정화 방안으로 자사주 매입 규제 완화와 공매도 규제 강화 등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를 놓고 시장에선 성급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급락한 국내 증시와 관련,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정부가 무리수를 고민하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공매도 규제 강화 방안을 비롯한 시장 안정화 대책을 검토하는 건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과 미중 무역전쟁,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각종 대내외 악재에 증시가 급락한 데서 비롯됐다. 실제 검은 월요일로 일컬어지는 5일 하루에만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급락하며 사라진 시가총액만 50조원에 달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긴급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공매도 규제 강화 등 가용한 수단을 통해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처하겠다"며 시장을 안심시켰다. 가용수단으로 제시한 건 증시 수급 안정방안과 자사주 매입규제 완화, 공매도 규제 강화 등이다.
금융당국도 입을 맞췄다.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주식 공매도 제도를 강화하는 방안은 언제든지 시행하겠다"고 했다.
공매도란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로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되사서 차익을 얻는 주식 매매기법이다. 증시가 불안정시 주가 폭락 등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요인이기도 하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제한을 두거나 폐지하는 게 시장 건전성에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해외투자자들 입장에선 시장 효율성 측면을 강조할 수 있겠으나 주가 하락시기에는 공매도가 주가하락의 악순환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선 정부가 이같은 극약 처방을 시행할 경우 시장 체력이 충분하다고 말하면서도 위기를 자인하는 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공매도 투자를 많이 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썰물처럼 한국 시장에서 이탈하면 자칫 '코리아 엑소더스(대탈출)'를 부추길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는 "공매도가 현재 시장을 교란하는 주요인인지 동의하기 어렵다"며 "국내 정치를 위한 대일 강경 대처가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시장의 인식과 미중 경제전쟁의 악화, 장기화 가능성, 소주성 등의 정책 실패로 인한 기업 성과 악화 등이 시장 하락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그러면서 "주가 조정 과정이 장기화하면서 시장 반등 모멘텀도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두고 정부가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지적한다. 무너져내리는 시장 속 금융당국의 역할이 부재하다는 비판 여론에 등떠밀려 시장에 되레 잘못된 시그널을 주는 것이란 평가다.
한 증권사 고위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위기(crisis)때 전면적으로 공매도가 금지된 적이 있기는 하나 현 상황은 공매도 금지와 같은 강력한 규제가 필요한 상황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강력한 수단 활용은 오히려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주고 부작용만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공매도 금지로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비합리적인 기대감만 줄 것이란 얘기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주가를 내재가격으로부터 이탈시켜 투기적 수요를 증폭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공매도 금지의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과거 2008년과 2011년 시장 안정을 위해 한시적으로 금지했으나 주식시장의 극적인 반등을 이끌진 못했다"며 "오히려 국내증시의 펀더멘털이 좋지 못하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란 불안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정부가 공매도 규제 강화 방안을 비롯한 시장 안정화 대책을 검토하는 건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과 미중 무역전쟁,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각종 대내외 악재에 증시가 급락한 데서 비롯됐다. 실제 검은 월요일로 일컬어지는 5일 하루에만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급락하며 사라진 시가총액만 50조원에 달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긴급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공매도 규제 강화 등 가용한 수단을 통해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처하겠다"며 시장을 안심시켰다. 가용수단으로 제시한 건 증시 수급 안정방안과 자사주 매입규제 완화, 공매도 규제 강화 등이다.
금융당국도 입을 맞췄다.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주식 공매도 제도를 강화하는 방안은 언제든지 시행하겠다"고 했다.
공매도란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로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되사서 차익을 얻는 주식 매매기법이다. 증시가 불안정시 주가 폭락 등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요인이기도 하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제한을 두거나 폐지하는 게 시장 건전성에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해외투자자들 입장에선 시장 효율성 측면을 강조할 수 있겠으나 주가 하락시기에는 공매도가 주가하락의 악순환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선 정부가 이같은 극약 처방을 시행할 경우 시장 체력이 충분하다고 말하면서도 위기를 자인하는 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공매도 투자를 많이 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썰물처럼 한국 시장에서 이탈하면 자칫 '코리아 엑소더스(대탈출)'를 부추길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는 "공매도가 현재 시장을 교란하는 주요인인지 동의하기 어렵다"며 "국내 정치를 위한 대일 강경 대처가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시장의 인식과 미중 경제전쟁의 악화, 장기화 가능성, 소주성 등의 정책 실패로 인한 기업 성과 악화 등이 시장 하락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그러면서 "주가 조정 과정이 장기화하면서 시장 반등 모멘텀도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두고 정부가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지적한다. 무너져내리는 시장 속 금융당국의 역할이 부재하다는 비판 여론에 등떠밀려 시장에 되레 잘못된 시그널을 주는 것이란 평가다.
한 증권사 고위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위기(crisis)때 전면적으로 공매도가 금지된 적이 있기는 하나 현 상황은 공매도 금지와 같은 강력한 규제가 필요한 상황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강력한 수단 활용은 오히려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주고 부작용만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공매도 금지로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비합리적인 기대감만 줄 것이란 얘기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주가를 내재가격으로부터 이탈시켜 투기적 수요를 증폭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공매도 금지의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과거 2008년과 2011년 시장 안정을 위해 한시적으로 금지했으나 주식시장의 극적인 반등을 이끌진 못했다"며 "오히려 국내증시의 펀더멘털이 좋지 못하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란 불안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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