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아베 정부가 극우파에 기대 역사를 부정하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아베 신조 총리의 만행을 용인할 수 없다"고 핏대를 세웠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맞서 '극일'을 앞세운 일본기술 의존 탈피 외에도 '과거사 청산'까지 공세를 올리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주최로 열린 '강제징용·위안부 피해자 사진전시회' 개회식에서 "이번 전시회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우리의 역사와 아픔을 되새기고, 피해자들과 공감하고 치유하는 소중한 시간"이라며 "강제 징용과 위안부 문제는 한일 간의 문제를 넘어 인류의 양심과 보편적 인권의 문제"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과거 일본 정치인들은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었는데, 현 아베 정부는 국제예술제 소녀상을 철거한 것에서 보듯 표현의 자유마저 유린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당정은 아베 정부의 경제침략에 비장한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1993년 위안부 강제 동원 등을 인정한 고노 담화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또 "이번 사태로 우리 기업들이 불안해하지 않고, 우리 경제가 흔들리지 않도록 범정부차원에서 만반의 준비를 다 해야 한다"면서 "감정적 대응보다는 사태를 냉정하게 바라보고 대응하면서 아베 정부의 헛된 시도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성 일본경제침략대책특위원장은 이날 개회식에서 "중국 정부가 강제징용 문제에 있어 보상과 배상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나 일본 전범 기업은 (중국 피해자들에게) 배상했다"면서 "일본이 왜 굳이 대한민국에 다른 자세를 취하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이어 "배상 이전에 일본은 자신들의 불법적 동원 행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것으로부터 양국 정부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는 충돌을 계속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일본 측이) 마치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강제징용 문제에 입장이 다른 것으로 왜곡하고 있으나, 박근혜 정부는 대법원 판결을 미룬 것이지 강제징용 피해 개인 청구권을 부인하지 않았다"면서 "문재인 정부도 마찬가지다. 입장을 바꾼 것처럼 신뢰할 수 없는 나라라고 하는 것은 한국의 사법주권을 부정하는 것을 넘어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6일 아베 총리는 한국이 1965년 맺은 한일 청구권 협정을 위반했다 주장하며 경제보복 조치를 정당화하려고 했다. 통상 갈등에 '과거사'를 끌어들인 것이다. 민주당은 아베 총리가 스스로 과거사에 기인한 경제보복이라는 것을 인정한 꼴이라고 핏대를 세웠다. 정춘숙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아베 정부의 과거사에 기인한 치졸한 경제보복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면서 "뻔뻔한 과거사 인식은 무지의 소치이며, 국제사회 비난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최재성 일본경제침략대책특위원장이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강제징용, 위안부 피해자 사진전시회에 참석해 전시물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