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일본 수출 규제 문제로 국내 경제 전반에 위기에 닥친 가운데 부동산 시장을 급랭시킬 초강수 규제 대책인 상한제 시행을 결국 강행하기로 했다. '반값 아파트' 현실화에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서울 주택 공급이 다시 중단되고 있어 집값 과열 등 부작용만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는 6일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위한 세부안을 확정했으며 다음주 초 당정협의를 거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일본 수출 규제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온 상한제 연기설을 불식시킨 것이다.
김 장관은 지난달 초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검토할 때가 됐다"고 공론화한 뒤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 마련을 추진해왔다. 특히 지난달부터 서울 집값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불안 조짐을 보이자 개정안 마련에 속도를 냈다.
분양가 상한제는 부동산 시장 안정에 강한 의지를 가진 김 장관이 더불어민주당과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공개 당정 협의를 거치지 않은 채 전격 시행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최근 일본 수출 규제 문제가 심각해진 가운데 여당 내부적으로 분양가상한제 도입에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면서 제도 시행에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김 장관은 이에 최근 국회 국토위 의원실을 찾아 상한제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위원들의 협조를 당부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는 다음주 광복절 등 샌드위치 연휴 일정에 대비해 다음주 초 최종 당정협의를 거친 뒤 민간택지 상한제 시행안을 발표하기로 확정했다. 현재 발표일로는 13일이 유력할 것으로 전해진다.
다음주 발표되는 상한제 시행령 개정안에는 상한제가 실제 시장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물가상승률 등 적용 기준이 대폭 낮아지는 안이 담길 전망이다. 상한제는 강남 지역 재건축 단지를 정밀 타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분양을 준비 중인 래미안 라클래시(상아2차),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반포경남), 둔촌주공, 잠실진주 등이 해당한다.
상한제 도입과 함께 부작용으로 지적되는 로또 청약 문제를 해결하는 대책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투기과열지구 내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 아파트의 전매제한이 3∼4년에서 5∼7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가 로또 차익의 대부분을 환수해가는 채권입찰제도 거론된다. 고가 논란이 일고 있는 분양가 상한제 기본형 건축비를 낮추는 제도개선 방안도 함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네번째)이 지난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택시제도 개편방안 당정협의에 참석해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왼쪽 두번째)가 김 장관을 바라보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