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현장] `국가재난`級 지역상권 쇠락

정병휘 비즈콘텐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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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현장] `국가재난`級 지역상권 쇠락
정병휘 비즈콘텐츠부장
"정말 먹고 살기 힘듭니다. 죽겠어요." 상인들의 목소리는 한결같았다. 월세 내고 알바 월급주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은 몇푼 안된다고도 했다. 늘어나는 빚에 신용도 떨어져 1금융권에서는 대출도 안돼 제2금융권과 심지어 사채까지 써가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다. 아들, 딸에 며느리, 손자 등 가족까지 총동원되어 일손을 돕지만 떨어진 매출은 오를 줄 모르고 멀어진 손님의 발길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매주 화요일 본지의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캠페인 취재진과 자문위원들은 희망과 우려를 안고 풀뿌리상권 현장으로 출동한다. 서울, 경기, 충남, 전남, 전북, 강원, 경남, 경북 등 상권이 낙후되어 가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 경기침체와 최저임금 인상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할 희소식보다는 수출감소, 중국과 일본의 무역보복 등 비관적 경제소식이 언론에 쏟아지고 있다. 기자의 취재수첩에는 현장의 탄식과 눈물이 잉크가 되어 수첩에 빼곡이 적힌다. 셔터를 누르는 사진기자의 앵글에는 먼지낀 유리창 너머 텅빈 가게 바닥을 뒹굴고 있는 낡은 고지서가 담긴다. 상권 쇠퇴의 원인과 해결책을 알고 있는 자문위원의 긴 탄식은 우리 풀뿌리상권 현장의 모습과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과거 경기가 좋고 인심도 좋을 때는 음료수 한병, 막걸리 한사발 건네는 이들도 많았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사라졌다. 오히려 취재진이 커피와 간식거리를 사들고 가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취재진을 만난 상인들은 망연자실이었다.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인들의 목소리는 높아지기 일쑤였다.

한국 경제를 보여주는 각종 통계는 이런 현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올 3월 '가계·개인사업자대출 건전성 점검회의'에 따르면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0.75%로 작년 말 대비 0.12% 늘어났다. 전체 금융권의 개인사업자대출(자영업대출) 잔액은 올해 3월 말 405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0조1000억원(11.1%) 증가했다. 대출은 늘고 상환능력을 떨어지고 경기부진까지 덥친데 따른 결과로 볼 수 밖에 없다.

현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디지털타임스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캠페인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는 듯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그동안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제대로된 지원과 혁신적인 처방이 없었던 탓에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금은 아는 사람만 받는 '그들만의 지원책'이었다는게 지역상인들의 평가였다.

본지 '풀뿌리상권 살려내자'에는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20인의 자문위원단이 활동하고 있다. 일명 '디따 해결사'로 통하는 이들은 한결같이 '사람'을 이야기 한다. 상권을 살리기 위해서는 지역상인, 지자체 공무원, 정부 등 모든 주체가 한마음으로 합심하는게 먼저라는 것이다. 바다 건너 일본 나가노현 이와무라다 상권, 부천 역곡 상상시장 등 쇠퇴한 상권이 다시금 살아난 성공사례 지역은 지역상인과 주민, 지자체와 정부의 지원 등이 유기적으로 움직인 결과 괄목할만한 성공을 만들어 냈다.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 지자체, 주민, 상인, 임대업자, 대기업, 중소기업 등 너나할 것 없이 국가와 사회를 위해 한마음이 되어야만 한다. 공동체가 무너진 사회는 갈등과 빈곤이 기다리고 있지만 공동체가 살아난 사회는 행복과 번영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캠페인은 정부, 지자체, 주민, 임대업자, 기업 등 다양한 경제 주체들을 하나로 묶어내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한 모멘텀을 마련하고 그 속에서 대안과 현실적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이런 노력의 성과물이 바로 나오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움직여야 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세상에 알려야 할 것이다. 그 역할을 디지털타임스가 할 것이다.

얼마 전에 만난 정부 고위 관계자는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는 의미있는 말을 꺼냈다. 정부, 지자체, 상인, 주민들이 협력해 공동체를 살릴 다양한 방안을 만들어 실행하고,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뜻이다.

얼마전 목포에서 만난 생선가게를 운영하는 젊은 부부는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 점심시간이었지만 손님이 있는 테이블은 한 곳 뿐이었다.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던 남편 뒤에서 소리없이 눈물을 흘리던 부인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은평구 걷고싶은 거리에서 만난 과일가게 사장은 이번 캠페인이 '동네상권과 자영업의 희망'이 되어주기를 바란다고도 말했다.

지역상권의 현장을 누비는 우리로서는 말할 수 없는 책임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지역상권 쇠락의 수준이 '국가재난'에 준하는 위기라는 판단에서다.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캠페인은 단순히 낙후된 지역상권 살리기에만 머물지는 않을 것이다. 지역경제활성화와 지역공동체를 살리는 것이 나라의 근간을 튼튼히 하는 것이고, 가장 시급한 일이 지역상권을 살리는 일이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디지털타임스 취재진과 '디따 해결사'는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알리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아울러 해결책도 함께 제시할 것이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눈물이 닦일 때 까지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그들과 함께 할 것이다.

정병휘 비즈콘텐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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