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세력' 놓고 불꽃공방 폭로전
연합뉴스
바른미래당이 혁신위원회의 지도부 공개검증을 앞두고 또다시 불꽃 공방을 펼쳤다. 주대환 전 바른미래당 혁신위원장과 비당권파 혁신위원들은 4일 '검은세력'의 실체를 놓고 폭로전을 이어갔다.
주 전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래부터 검은 세력은 없다. 하지만 어둠 속에 있으면 검게 보인다"며 "유승민 의원은 뒤에서 (혁신위원들을) 조종하지 말고 앞으로 나와서 지도자답게 위기의 이 나라를 구할 야당 재건의 길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바른정당계의 수장격인 유 의원을 '검은 세력'으로 지목하며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앞서 주 전 위원장은 지난달 11일 "젊은 혁신위원들을 뒤에서 조종해 당을 깨려는 검은 세력에 크게 분노를 느낀다"며 혁신위 출범 열흘 만에 사퇴한 바 있다.
주 전 위원장은 "제가 간곡하게 무작정 '손학규가 물러나야 한다. 그것이 혁신이다'라고 말하지 말고 손학규의 노선을 비판하라고 말하지 않았냐. 그런데도 유 의원은 지도부 교체 이외 다른 혁신안들은 모두 사소하고 가치 없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냐"고 폭로했다. 이어 "(저는) 야권 재편의 방향과 방법이 결국 문제의 핵심이 아니냐, 공공연한 토론과 논쟁을 불러일으키자고 말했다"며 "제가 말한 대로 했으면 지금쯤은 멋진 승부가 펼쳐졌으리라고 믿는다"고 했다.
주 전 위원장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유 의원을 지목한 이유로 "바른미래당과 최고의 대선 후보이고 비당권파 수장인 만큼 떳떳하고 공공연하게 입장과 태도를 밝혔으면 하는 생각에서 드린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비당권파 측은 주 전 위원장의 주장에 즉각 반박했다. 이기인 바른미래당 혁신위원회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위원을 회유한 검은세력은 주 전 위원장이었고, 주 전 위원장을 조정한 검은세력은 손 대표"라며 혁신위 활동 초기 주 전 위원장과 권성주 혁신위원의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 대변인은 "주 전 위원장은 권 위원에게 '나는 지금 손 대표의 뒤통수를 치는 거다', '손 대표 측에서는 자신이 손 대표 퇴진을 막아내길 바라고 있다', '명분 있는 퇴로를 만들어서 쫓아야 한다', '늙은 호랑이가 덫에 걸려 울부짖고 있다. 풀어줘야 한다', '손학규 주변 사람들, 심지어 장진영 실장까지 손학규로 총선 치를 생각 추호도 없다' 등의 말을 했다"며 "혁신위원을 회유하고 종용하려 했던 것은 다름 아닌 주 전 위원장"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남아있는 일부 혁신위원들도 똑같은 내용을 주 전 위원장으로부터 개별적으로 들었음을 확인했다"며 " 회견 내용을 보면서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어떻게 저런 낯 뜨거운 새빨간 거짓말을 할 수 있는지 놀라움 넘어 경악스럽기까지 하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의 내홍은 향후 한층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혁신위원들은 이번주 '지도부 공개검증'을 강행할 방침이다. 혁신위원들은 5∼7일 당원들의 질의를 통해 당 지도부를 다대일 공청회 방식으로 검증하고, 7∼9일 당 지지자와 무당층 등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시행한다. 이와 관련해 당권파인 임재훈 바른미래당 사무총장은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원 일부가 주장하며 진행 중인 공개검증 및 여론조사는 정당성도 구속력도 없는 '변칙적 일탈행위'에 불과하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며 "본분을 망각하고 '변칙적 일탈행위'를 일삼는다면 사무총장으로서 앞으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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