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미국의 중동 호르무즈 해협 안전보장을 위한 연합체(이하 연합체) 참가 요청에도 불구하고 호르무즈 해협에 자위대 함선을 파견하지 않기로 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일 보도했다. 마이니치는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렇게 전하며, 이란과의 전통적인 우호 관계 유지를 염두에 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미국의 요청에 '해상경비 행동' 명목으로 자위대를 파견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미국이 연합체를 '대(對) 이란 포위망'으로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함선을 파견하면 이란이 반발할 것을 우려해 함선을 파견하지 않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이와 함께 함선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무장세력으로부터 공격을 받으면 대규모 군사 충돌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마이니치는 설명했다.
외무성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일본으로 향하는 원유 수송 루트를 끊기게 하지 않는 것"이라며 "함선 파견이 긴장을 완화하지 않고 오히려 정세를 긴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마이니치는 일본 정부가 미국을 배려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떨어진 장소에 함선과 초계기를 파견하거나 연합체 사령부가 설치될 경우 인력을 보낼 여지는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미국도 일본의 참가가 어렵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미국이 미일 간) 무역 협상에서 일본에 양보를 구하는 대체안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지난 13일(현지시간) 오만해상에서 유조선 한 척이 불에 타며 검은 연기를 내뿜고 있다. 이란 국영방송 IRIB 영상을 캡처한 사진. 이날 호르무즈해협 초입인 오만해에서 대형 유조선 2척이 피격된 것으로 보도됐다. AP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