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기존 금융권의 참여가 확대될 지 주목된다. DGB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이 '케이뱅크 증자' 참여를 저울질 중인데다 신한금융지주도 제3인터넷은행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2대 인터넷전문은행 중 카카오뱅크가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케이뱅크에도 금융권이 증자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케이뱅크는 KT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이유로 연기된 만큼 대규모 증자를 이어갈 다른 주주가 절실한 상황이다.
케이뱅크 주요 주주인 우리은행·NH투자증권·IMM PE(프라이빗에쿼티) 등은 증자에 대해 세부적인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그간 금융권에선 우리은행의 참여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최근 DGB금융이 증자 참여 '다크호스'로 거론되고 있다. DGB금융은 DGB캐피탈을 통해 케이뱅크 지분 3.2%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DGB금융이 케이뱅크 목표 자본금 1조원의 몇% 수준에서 투자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면서 "규모에 따라 우리은행 지분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지분은 10%까지 보유할 수 있다"면서 "지분 15% 이상을 가지면 케이뱅크가 자회사가 돼 버리는데 금융지주회사법상 금융지주사 내 은행은 손자회사로 금융지주사는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은행이 1000억원 정도 투자를 통해 지분율을 15% 이하로 맞출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금융지주들은 제3인터넷전문은행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10월 10~15일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신청 접수를 받아 신청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예비인가 여부를 결정한다. 이에 신한금융지주는 제3인터넷전문은행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키움과 토스 컨소시엄이 예비인가 문턱을 넘지 못하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신한금융에 러브콜을 보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혁신적인 ICT 기업이 나오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참여할 수 있다"면서 "키움이나 토스와 컨소시엄을 이룰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5월 앞서 예비인가를 신청한 키움컨소시엄과 토스컨소시움에 대해 혁신성과 자본조달 부분에서 미흡하다고 판단, 예비인가를 불허했다.
만일 신한금융이 혁신기업과 제3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하고, 하나금융은 키움컨소시엄을 통해 각각 도전장을 던질 경우 4대 금융지주들의 인터넷전문은행 참여가 현실화되는 셈이다.현재 KB금융그룹은 국민은행을 통해 카카오뱅크 지분 10%를, 우리금융그룹이 우리은행을 통해 케이뱅크 지분 13.79%를 보유 중이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지난 6월 5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 자격 완화 추진 규탄' 기자회견에서 정의당 추혜선 의원(왼쪽 다섯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