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의 역대급 규제에도 집값 및 매매 거래량이 상승세를 이어갔던 서울 아파트 시장이 추가 규제에 잔뜩 움츠러들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로 '반값 아파트'가 현실화하자 돌아선 수요자들로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아파트값 상승세가 둔화되고, 매매거래가 80% 급감했다.
3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누적 기준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409건으로 올 들어 가장 저조하다. 작년 7월 7031건과 비교하면 약 80%(5622건) 감소한 수치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작년 9·13 대책 여파로 올 들어 1월 1717건, 2월 1454건 등 1000건대의 저조한 거래를 보이다, 3월부터 회복세를 보였다. 3월 2274건을 시작으로 4월 3032건, 5월 4384건, 6월 4691건을 기록하며 5000건에 근접해가고 있었다.
그러나 정부가 최근 불안해진 서울 집값을 다시 잡겠다면서 분양가상한제 카드를 만지작거리자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거래가 뚝 끊겼다. 실거래 신고 기간이 60일임을 감안했을 때 향후 거래량이 다소 늘어날 수는 있겠지만 현재 분위기로 비추어봤을 때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달 서울 주요 자치구 가운데 누적 거래량이 100건을 넘은 곳은 노원구(136건) 단 한 곳뿐이다. 상한제의 정밀 타격을 받는 동남권(강남 4개구)은 거래량을 모두 합쳐도 280건이 안 된다.
매매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0.10%에 달했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19일 0.09%, 26일 0.08% 등으로 최근 2주 연속 상승세가 둔화됐다.
부동산 업계는 하반기 위축된 시장 분위기를 뒤집을만한 규제 완화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거래절벽 심화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반값 아파트 기대감이 커지면서 7월 매매거래가 확연히 줄었다"면서 "최근 금리가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대출 규제가 풀리지 않았기 때문에, 매매 시장은 관망세와 함께 저조한 거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분양가상한제 등 추가 규제가 임박하자, 서울 아파트 시장에 관망세가 짙어졌다. 서울 아파트 전경.<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