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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중국 영화제 상영 일정 `돌연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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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폐막식 앞두고 상영금지 통보
주최 측 "기술적 이유" 해명했지만
검열 과정서 '빈부격차' 문제삼은듯
올 여름 시즌에만 6편 걸러내기도
영화 `기생충` 중국 영화제 상영 일정 `돌연 취소`


영화 `기생충` 중국 영화제 상영 일정 `돌연 취소`
기생충 포스터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기생충'이 중국 내 영화제에서 상영 예정이었으나 돌연 일정이 취소됐다.

30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영화 '기생충'은 28일 중국 서북부 칭하이성의 성도 시닝시에서 열린 '시닝퍼스트청년영화제'의 폐막식에서 상영될 예정이었으나, 하루 전인 27일 '기술적 이유'를 근거로 취소됐다.

주최 측은 취소 이유에 대해선 '기술적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매체에 의하면 검열 과정에서 빈부격차를 드러낸 영화 내용이 문제가 됐을 가능성이 크다. 칸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고 국내 관객 1000만명을 동원한 '기생충'이 중국내에선 검열을 이유로 영화 상영부터 난관을 겪고 있는 것이다. 해당 소식에 대해 중국인 A씨는 29일 "민감한 주제여서 통과하지 못한 것 같다. 많은 중국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싶어한다"며 아쉬움을 보였다.

중국 영화나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에서 '기술적 이유'로 상영이 취소되는 경우는 빈번하다. 미디어 검열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해 광전총국에서 담당하던 신문, 방송, 출판, 영화 등 모든 미디어에 관한 관리 감독 권한을 당 중앙선전부로 옮겼고 허가 과정을 더욱 강화했다. 당 중앙선전부는 공산당의 사상이나 노선의 선전, 교육, 계몽을 담당하는 기구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영화상영 취소 이유로 거론되는 '기술적 이유'라는 말은 중국 관리들이 가장 흔하게 쓰는 말이며, 같은 이유의 상영 취소는 올해 여름 시즌에만 6편의 영화에 해당됐다.

앞서 지난달 제22회 상하이국제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상영할 예정이었던 영화 '800'은 기술적 이유때문에 상영 취소됐다. 또한 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상영 예정이었던 중국의 유명 감독 장이머우의 영화 '1초'(One Second)도 같은 이유로 시사회 직전 출품 자체를 철회했다. 당시 주최 측은 "후반 작업 과정의 기술적 어려움"을 이유로 들었지만, SNS에서는 당국의 검열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이 돌았다.

상영이 불발된 작품 중 '800'은 1930년 항일전쟁 당시 국민당 군인들의 활약상을 그린 작품이며, '1초'는 중국 문화대혁명 시기를 배경으로 노동 수용소를 탈출한 청년의 이야기를 담았다.

중국의 방영 취소는 비단 영화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방송프로그램에도 해당한다. 중국에서는 지난 6월까지 '백사의 전설', '여의전' 등 사극 드라마에 대한 금지 조치를 취했다. 이에 다른 방송이 방영되거나, 방영이 연기되기도 했다. 중국 광전총국은 지난해 역사적 허무주의를 단호히 반대한다며 오락성을 위해 역사를 마음대로 희화화하거나 왜곡해선 안 된다고 밝힌 바, 이러한 맥락에서 금지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에 대한 허가 과정이 엄격한 탓에 아직 중국에서 정식 개봉을 하지 않은 '기생충'이지만, 해적판과 같은 경로를 통해 영화를 접한 중국인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홍콩에서는 지난달 20일 개봉했다.

임소연기자 a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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