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했던 장소는 왜 잘 기억할까"...‘선호기억’ 메카니즘 국내 연구진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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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추억이 많은 곳이나 연애 시절 애틋한 사랑의 감정을 느꼈던 장소는 누구나 아련한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특정 장소를 좋아하는 이른바 '선호 기억'은 행복감을 느낄 때 나오는 화합물이 특정한 뇌 세포 수용체와 결합해 형성된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알아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연구단 이창진 연구단장(인지교세포과학 그룹) 연구팀은 경북대,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행복감을 유발하는 화합물인 '오피오이드'가 뇌 영역인 해마에 위치한 별세포와 결합하는 과정에서 장소에 대한 선호 기억을 형성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31일 밝혔다.

오피오이드는 대표적으로 행복감을 유발하는 신경호르몬인 '엔돌핀',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인 '모르핀', 합성 오피오이드인 '담고(DAMGO)' 등의 화합물을 일컫는다. 별세포는 뇌에 가장 많이 있는 별 모양의 비신경세포다.

연구팀은 오피오이드가 뇌 해마에 있는 별세포의 '뮤-오피오이드 수용체'에 결합해 행복한 경험을 했던 장소에 대한 선호 기억을 만든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아냈다.

이를 위해 2개의 방을 자유롭게 오고갈 수 있는 생쥐가 어느 방을 더 선호하는지를 파악한 후, 선호하지 않은 방에 있을 때 해마 별세포의 뮤-오피오이드 수용체에 결합하는 모르핀을 투여했다. 그 결과, 당초 선호하지 않던 방을 모르핀 투여 이후 더 선호하는 것을 확인했다. 해마 별세포 뮤-오피오이드 수용체가 장소에 대한 선호 기억 형성에 관여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결과다.

연구팀은 또 뮤-오피오이드 수용체가 해마 별세포로부터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분비를 촉진해 해마 시냅스 신경세포 사이의 신호전달을 강화시켜 특정 장소를 선호하게 된다는 것도 밝혀냈다.

앞서 연구팀은 장소에 대한 기억을 담당하는 뇌 영역인 해마에 위치한 별세포에 '뮤-오피오이드 수용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규명한 바 있다. 이 수용체가 엔돌핀, 모르핀, 담고 등의 오피오이드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남민호 KIST 연구원은 "뇌에서 베타-엔돌핀 호르몬이 분비되거나,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인 모르핀을 투약하는 경우, 행복한 감정을 느끼면서 동시에 장소에 대한 정보를 받아들여 특정 장소 선호기억을 형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창준 연구단장은 "공포나 회피 등과 같은 감정과 달리 행복과 선호를 유발하는 뇌의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는 아직까지 많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뇌과학 분야에서의 선호 현상은 중독과 관련된 연구로 확장될 수 있는 만큼 모르핀 중독의 기전과 치료법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셀 리포트(3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행복했던 장소는 왜 잘 기억할까"...‘선호기억’ 메카니즘 국내 연구진 규명
별세포를 통해 특정 장소를 선호하는 기억이 형성되는 분자 및 세포적 메커니즘 개념도로, 베타-엔돌핀이나 모르핀이 해마 별세포의 '뮤-오피오이드 수용체'에 결합하면 신경세포 전달이 늘어 특정 장소 선호기억이 형성된다.

IBS 제공

"행복했던 장소는 왜 잘 기억할까"...‘선호기억’ 메카니즘 국내 연구진 규명
오피오이드가 해마 별세포의 '뮤-오피오이드 수용체'에 결합하면 신경세포 전달이 늘어 특정 장소 선호기억이 형성된다는 사실을 밝혀낸 IBS 인지 및 사회성연구단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I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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