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한 제약관문 FDA 임상2상 통과 가장 어렵다

임상1상부터 신약 승인까지 성공률 9.6% 불과
순조로운 임상만으로도 큰 가치 인정 받는 셈
"기술수출 계약해도 신약 승인까지는 안심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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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깐한 제약관문 FDA 임상2상 통과 가장 어렵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안동L하우스에서 대상포진백신 세포를 배양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깐깐한 제약관문 FDA 임상2상 통과 가장 어렵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1조원대 대형 기술수출을 기록하는 '대박'이 연이어 터지면서, 수출된 신약개발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 진출의 필수 관문인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문턱을 넘어서느냐가 관건으로 꼽힌다.

29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신약 후보물질은 FDA의 승인을 받아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그 가치를 높게 평가받는다.

기술수출 이후 임상시험이 중단되거나, 다음 임상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기술을 사들인 다국적제약사 측이 개발·상업화 권리를 반환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만큼, 임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것이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유한양행이 지난해 11월 얀센바이오텍에 1조원 규모의 비소세포폐암 신약 후보물질을 수출한 데 이어, 지난달 말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인 융합단백질(GLP-1/FGF21 dual agonist)을 베링거인겔하임에 약 1조53억원(8억7000만달러) 규모로 기술수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달에는 바이오벤처인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가 다국적제약사인 베링거인겔하임에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후보물질 'BBT-877'을 기술수출했다. 임상개발, 허가·판매 마일스톤으로 최대 약 11억유로(약 1조4600억 원)를 수령할 수 있는 초대형 계약이다. 상업화가 이뤄지면 최대 두 자릿수의 로열티(경상기술료)도 받게 된다.

반면에 최근에는 다국적제약사 릴리가 한미약품으로부터 2015년 도입한 신약 후보물질 BTK 억제제(HM71224)의 개발·상업화 권리를 다시 한미약품에 반환하는 사례도 벌어졌다. HM71224는 계약금과 임상개발·허가·상업화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까지 최대 7억6500만달러(8600억여원)를 지급키로 한미약품과 합의했던 신약 후보물질이다.

이러다보니 업계에서는 기술수출의 경우, 계약서에 사인을 했더라도 실제 신약으로 승인받는 단계까지 진척되기까지는 '샴페인'을 섣불리 터뜨려선 안 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술수출을 해도 실제 임상 통과나 신약판매 승인신청 소식이 나오기 전까지는 회사의 주가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왔다"며 "기술수출을 통한 실질적인 매출은 나오지 않고 R&D 비용만 지속 투입되는 기간이 상당 기간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FDA의 승인을 받아 진행한 임상의 성공 가능성이 임상 단계별로 다르게 나타난다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SK증권의 산업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FDA 에서 임상을 수행했거나 진행중인 자료를 조사한 결과, 임상 통과 가능성은 임상 2상 단계가 '최저', NDA(신약판매 승인신청)·BLA(생물의약품 허가신청) 단계가 '최고'인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모든 임상에 대해 임상 1상에서 신약승인까지의 신약 승인 성공률은 평균 9.6%다. 임상 1 상 통과 가능성은 63.2%, 임상 2상은 각 임상 단계별로 가장 낮은 30.7%였다. 임상 3상은 58.1% 이고, 신약 승인 단계인 NDA·BLA 는 가장 높은 85.3%로 분석됐다.

희귀성 질환의 경우, 임상 1상에서 신약승인까지의 신약 승인 성공률이 평균 수치인 9.6% 보다 2.6배 높은 25.3%였고, 항암제는 약 2배 낮은 5.1% 로 나타났다. 질환 군별 신약 승인률은 혈액질환(Hematology)이 가장 큰 수치인 26.1% 이고, 항암제는 가장 낮은 수치인 5.1%다. 항암제의 경우 혈액암의 신약 승인률이 고형암의 약 2배 높은 8.1%로 나타났다.

또한 NME(합성 의약품)와 바이오 의약품, Non-NME(이미 신약으로 승인된 약물들의 복합체나 개량신약)를 비교해보면 임상 1 상에서 신약 승인까지 Non-NME가 가장 큰 임상 성공률(22.6%)을 보였다. 다음으로는 바이오의약품 (11.5%), 합성의약품(6.2%) 순이었다.

Non-NME는 기존에 승인된 신약들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신약 승인률이 가장 크고, 바이오의약품은 보통 합성의약품 보다 약효가 좋고 부작용이 적기 때문에 신약 성공률이 합성의약품보다 크다는 분석이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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