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3년차를 맞은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이 카카오뱅크를 중심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장기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선 비가격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29일 KDB미래전략연구소는 '해외사례로 본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과제' 보고서를 내고 이 같이 밝혔다.
연구소는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이 예대업무 마케팅, 가격경쟁력 위주의 획일화된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의 초기 인터넷전문은행에서 두드러졌던 '가격경쟁을 통한 고객 확보' 모델은 조달비용이 상승하고 예대마진을 위한 고위험대출로 이어져 결국 대손비용 급증으로 한계에 봉착한다는 것. 지난 1995년 출범했던 세계 최초 인터넷전문은행 SFNB과 넷뱅크(Net Bank) 등이 대표적 사례로 이들은 고금리예금 제공이 결국 리스크관리 미흡으로 이어졌다.
이에 최근 해외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금융-산업'간 융합형태나 차별화한 서비스로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는 게 연구소의 분석이다.
일본은 대주주 산하 계열사들과의 업무제휴를 통해 영업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라쿠텐은행의 온라인쇼핑몰 이용 고객기반, 지급결제 업무 특화와 세븐은행의 세븐일레븐 편의점 중심 ATM 대여사업이 대표적이다. 유통업 기반 은행의 이익비중이 일본 주요 인터넷전문은행의 70%를 차지한다.
유럽은 IT기반 챌린저뱅크(소규모 신생 특화은행)인 독일의 피도르 은행(Fidor Bank)이 SNS 기반 고객참여를 유도하고 암호화폐, P2P대출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 제공하고 있고 영국 아톰뱅크(Atom Bank)가 음성·안면인식 보안시스템 활용, 모바일로만 거래 가능한 서비스로 틈새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아마존, 구글 등 빅테크와 이를 벤치마킹한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대형 투자은행이 금융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증권사, 카드사, 제조업체 등의 자회사 은행은 모회사와 시너지도 도모하고 있다.
연구소는 국내 인터넷전문은행도 핀테크,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접목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 편의성·속도 개선, 펀(Fun)요소의 부각 등 비가격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비금융주력자의 고객기반과 플랫폼 인프라, 핀테크기업과의 업무제휴 등을 활용하여 혁신 성장동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유나 KDB미래전략연구소 미래전략개발부 연구원은 "'고객경험 제고' 중심의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 창출이 중요하다"며 "도입 후 20년 이상 경과한 해외 인터넷전문은행 사례를 통해 성공을 위한 과제를 도출함과 동시에 실패 요인은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