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전 수석은 문재인 정부 초대 민정수석으로, 재임기간 동안 검경수사권 조정 등 사법개혁 분야를 도맡아 해왔다.청와대는 조 전 수석이 민정수석으로 있으면서 법무부의 탈검찰화 추진, 자치경찰법안 마련, 경찰대학 개혁 지원, 국정원의 국내 정보 폐지 및 예상 집행 통제, 기무사 해편, 군사안보지원사 설립 주도 등을 했다고 보고 있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지난 26일 이례적으로 퇴임하는 조 전 수석의 성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만일 조 전 수석이 법무부 장관으로 재기용된다면 그가 민정수석 시절 해온 적폐청산의 마무리 작업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크다.
또 조 전 수석은 정치인으로 잠재력도 작지 않다. 일각에서는 대망론을 이야기 하기도 한다.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그간 적극적으로 SNS를 활용해 정치적인 사안에서 여론전을 벌여왔다. 특히 최근 일본이 반도체 소재 수출을 규제하기로 결정한 뒤부터는 집중적으로 게시물을 올리면서 일부 보수매체와 우파세력을 겨냥해 "전통적으로 우파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법인데, 한국에서는 정 반대"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그런 그가 법무부장관으로 기용되면 정치적인 체급도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야당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이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 전 수석에 대해 "대한민국을 위해서 통치 권력에서 떠나달라"고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 청문보고서 없이 장관직 등에 무임승차한 사람이 무러 16명"이라며 "이미 경질 됐어도 몇 번은 경질됐어야 할 민정수석이 끝끝내 인사검증 실패는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영전이라니 기가 막힐 일"이라고 했다.
이처럼 조 전 수석을 둘러싼 긴장감이 날로 커지면서 실제 그가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여야 간 갈등이 다시 극에 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첫 격전지는 인사청문회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조 수석의 상징성을 감안할 때 갈등이 장기화 될 가능성도 작지 않다.
한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패스트 트랙·선거법이나 경찰 수사 등 지금 정권과 엮인 사법적 문제에 관련해 조 수석이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예상되는 수순이라 하더라도 파장이 있을 것"이라며 "조 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것 자체가 청와대가 야당을 상대로 '적대적 정치'를 이어가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8월 국회나 9월 국회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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