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을 사칭한 해킹 메일이 극성을 부리면서 피해 방지를 위해 관계부처가 합동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메일 수·발신 시 이용자의 세심한 주의가 우선이지만, 정부가 메일 보안 인증 기술을 주도적으로 적용하고 민간까지 확대해 나가도록 적극 권고한다는 방침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발송자 메일 주소를 정부기관으로 사칭해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해킹 시도가 늘고 있다. 해커들은 통일부와 헌법재판소, 경찰청, 국세청 등의 명의로 메일을 보내 첨부된 파일을 클릭하게 유도하는 방식으로 수신자 정보 유출 및 개인(직원) PC를 랜섬웨어에 감염시킨다. 궁극적으로 윈도우 시스템 관리 도구인 AD(액티브 디렉토리)서버를 장악해 전산 자원을 중앙에서 관리하는 기업 시스템에 침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KISA(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사이버 공격의 91%는 이메일로부터 시작되며 이메일 내 첨부파일 기반의 공격이 99.7%를 차지한다. 해커들은 정치적 이슈, 사람들의 불안감을 높이는 심리적인 접근 등 '사회공학 기법 공격'으로 '사람'을 겨냥해 보안 틈새를 파고든다. 이같은 사회공학 기법 공격의 65%가 성공할 정도로 해킹 위협이 급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한·중 협력의 의의(국립외교원 사칭) △보도자료 해명 관련자료, 한반도 비핵화 대화 재개 정책 건의 (통일부 사칭) △출석 요청(헌법재판소 사칭) △저작권 위반 안내, 미성년자 강간에 대한 증인 출석 요구(경찰청) △미지급 세금 계산서, 은행 계좌 폐쇄 경고(국세청)등이다.
해킹 메일은 공공기관 발신 도메인을 똑같이 도용하거나 비슷하게 사칭하기 때문에 메일에 첨부된 파일이나 링크를 클릭할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해킹 메일 대처법을 쉽게 만화로 제작해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공공기관 사칭 메일을 차단하기 위해 메일 보안 국제표준기술의 적용을 확대·보급할 계획이다.
박진완 KISA 종합대응팀장은 "메일 보안표준인 SPF(메일서버등록제), DKIM(도메인 키 식별 메일), SPF와 DKIM을 모두 활용한 DMARC의 적용을 확대해나가는 것이 목표"라며 "국내 메일 발신 기관 중 SPF 적용은 77%, 메일 수신 기관 중 DMARC 적용률은 0.1%"라고 말했다.
SPF는 발신 측에서 송신 IP 주소를 비교해 메일 수신측에서 송신자가 지정한 발신 서버에서 보낸 메일인지를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전자서명 방식의 DIKM은 발신자가 발송한 메일이 위변조 되지 않았는지를 검증할 수 있는 인증기술이다. DMARC는 SPF와 DKIM을 포괄하며 발송 서버 사칭, 메시지 무결성 검증과 함께 발송 메일에 대한 평판 관리까지 가능하다.
박 팀장은 국내 DRARC 적용률이 낮은 이유에 대해 "2015년에 기술이 나오고 미국에서도 연방기관 대상으로 적용을 의무화한 것이 2017년 10월"이라 면서 "DMARC의 경우 국내 포털 중 네이버, 다음에 적용돼 있고 다른 포털까지도 확대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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