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섭칼럼] “차라리 트럼프가 부럽다”

최경섭 ICT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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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섭칼럼] “차라리 트럼프가 부럽다”
최경섭 ICT과학부장
"이 자리에 신동빈 회장이 참석했다. 신 회장은 지난달 워싱턴을 방문해 3조6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내 대기업 총수와의 만남이 있은지 한달 여가 다 돼 가지만 그 여운이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다. 트럼프는 최근에 미국에 거액을 투자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해 삼성, 현대차, CJ, 두산 총수들을 일일이 일으켜 세우며 미국에 더 많은 투자를 해 달라고 압박했다.

무례하게 비춰질 수도 있는 트럼프의 행동에 시각이 엇갈렸다. 자국 기업도 아닌 외국 기업인들을 일렬로 세운 것 자체가 "비상식적 이었다", "한국경제를 깔본 행위였다"는 비판을 가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기자가 만난 기업인들의 상당수는 트럼프의 그런 행동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세계 초강대국 미국 대통령이 자칫 외교적 결례로 비춰질 수 있는 행동까지 서슴지 않으면서, 자국에 투자해 달라고 '세일즈 외교'에 나섰던 점이 진한 감동이 됐다는 것이다. 한 기업인은 "막말하는 트럼프를 싫어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체면 보다는 국익을 위해 솔직히 행동에 나서는 모습이 부러울 따름이었다"고 토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도 재선을 앞두고 인종차별, 반이민 정책으로 또 다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위대한 미국'을 기치로 내건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부흥 정책, 특히 친기업 정책은 미국 대다수의 유권자들로 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트럼프는 취임 초기 35%에 달하던 법인세 최고세율을 21%로 파격적으로 낮추는 등 기업의 세 부담을 파격적으로 경감했다. 특히 투자를 확대하고 일자리를 늘리는 기업에 대해서는 파격적인 세금 감면 혜택을 주면서, 세금을 한푼도 안 내는 곳도 급증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부흥, 친기업 정책은 과거 선거 당시 반 트럼프 진영에 섰던 글로벌 IT기업들을 그의 편으로 만들게 했다. 실제 중국과의 무역분쟁에서 이들 IT 기업들은 트럼프의 든든한 우군이 됐다. 트럼프가 중국 대표주자인 화웨이에 대한 전방위 수출규제를 선언하자, 구글, 퀄컴 등 미국내 IT 공룡들은 즉각적으로 화웨이에 대한 기술공급을 중단하면서 행동에 나섰다. 기업을 챙기는 정부, 또 정부의 정책을 신뢰하고 따르는 기업 모두 '원팀'(ONE TEAM)'으로 무장하면서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분쟁 에서 절대적인 힘의 우위를 과시하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큰 위기를 맞고 있는 대한민국도, 트럼프 정부와 미국 기업이 보여줬던 원팀으로 무장해야 할 때다. 정부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국익과 개별 기업의 이익을 보호해야 하고, 또 기업은 정부정책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한국 정부와 기업이 원팀이 되기 위해서는 서로 믿고 따를 수 있는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문재인 정부와 기업 간에 신뢰점수는 바닥권이다.정부는 대기업을 여전히 '적폐'로 규정하고 있고, 반대로 기업들은 현 정부가 기업의 이윤창출이나 성장 보다는 분배에 더 관심을 두면서 반 기업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2년여가 지났지만, '대기업 적폐' 논란에서 여전히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경제정책의 중심에 과거 '삼성저격수', '대기업 저격수'로 불리는 이론가들이 포진하고 있고, 실제 이들이 제기한 소송과 정책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도 하나 둘 늘고 있다. 적폐 논란이 이처럼 확대 재생산 되면서 정부가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조력자'가 아니라 경영을 위태롭게 하는 '훼방꾼'이라는 부정적 시각도 굳어지고 있다.

문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를 만나거나 산업현장을 찾아 관계개선을 모색하기도 하지만, 대기업을 적폐로 보는 근본적인 시각 자체가 개선되지 않는 한 현 정부와 기업간 신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큰 난관을 앞두고 정부와 정치권, 기업들이 모두 머리를 맞대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재계 총수를 청와대로 초청해 "대기업의 협력을 당부드린다"면서 재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기업친화 정책으로 원팀으로 결속한 것처럼, 문재인 정부도 기업과 다시 신뢰를 회복하는 전환점이 됐으면 한다.

최경섭 ICT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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