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급격한 변화는 공포가 따른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동향분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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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1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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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급격한 변화는 공포가 따른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동향분석팀장
뭐든지 너무 빨리 변하면 당황스럽다. 당황을 넘어서 "이거 뭐 잘못되는 거 아니야"라는 공포심이 들 때도 있다. 우리 모두에게는 심적으로나 행동 영역에서 3가지 영역이 있다. 먼저 익숙한 영역, Comfort zone이 있다. 우리의 심신이 평안을 찾는 영역이다. 쉴 때 TV나 스마트폰을 보는 것, 아니면 SNS를 하는 것들이다. 또는 일상의 익숙한 것들, 자주 가는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는 것은 일상 생활에서 특별히 큰 마음을 먹고 "이거 해야지!" 하기 보다는 "요즘 몸이 영 아니야. 운동 좀 해야겠다"라고 가벼운 마음으로 향하는 발걸음이다.

Comfort zone의 경계 바깥에는 익숙하지는 않지만 그것들을 하면 심신의 발전에 도움을 주는 영역이 있다. 누구에게나 생각만 해도 설레고 도전하고 싶은 무엇인가가 있다. 대체로 뭔가 배우는 활동이 그렇다. Learning zone으로 이름 붙여보자. 익숙한 업무를 조금 넘어서서 교육을 받고 공부를 더 해서 미지의 분야를 개척하시는 분들은 그 미지의 분야가 익숙해지면 또 하나의 무기를 장착하게 된다. 굳이 업무까지 예를 들지 않더라도, 퇴근 후에 예전부터 꿈꿔왔던 유화 클래스에 등록해서 그림을 배운다거나 암벽 등반, 스쿠버 다이빙 클래스에 다니는 것들이다. 익숙한 분야에서 조금 벗어나 도전하고 싶은 분야, 이 Learning zone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Learning zone을 벗어나는 분야가 있다. 자기가 손을 뻗어도 가질 수 없는 것들, 혹은 자기의 능력을 한참 벗어나는 것들이다. 10살인 나의 아들에게 아무리 '삼각함수'를 가르쳐 봤자 아들은 처음에는 황당해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삼각함수, 탄젠트 이런 걸 이야기하면 공포에 휩싸인다. 아빠와 아들은 사이만 나빠진다. 10살 아이에게 삼각함수는 공포의 영역이다. Panic zone이다. 원하지 않고 할 수도 없는데 자꾸 나를 밀어붙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Panic zone으로 밀어 붙이면 Comfort zone은 좁아진다. 밀어 붙일수록 Comfort zone에서 나오고 싶지 않게 된다. 잠만 자고 영혼없이 스마트폰만 본다.

인생에서 발전이 가능하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영역은 Panic zone이 아니라 Learning zone이다. 익숙한 Comfort zone에서 가랑이가 찢어질 정도로 점프해야 도달할 수 있는 Panic zone이 아닌, 한 걸음 더 나아간 Learning zone에서 인생의 마법이 일어난다.

최저임금이 얼마나 더 오르면 좋을까에 대한 논의가 치열했다. 2014~15년 연평균 7~8%씩 오르던 최저임금이 2018년에 16.4%, 2019년에 10.9% 올랐다. 기업은 Panic zone으로 내몰리고 있는 심정이었겠다. 수출을 많이 하는 대기업은 불투명한 경제 전망에도 불구하고 위기를 기회로 삼고자 투자를 확대하지만 인건비가 늘어나 이익은 줄어드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최근 해외 주요 신용평가사가 '한국 기업의 신용도가 당분간 부정적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경고한 것은 투자를 확대했지만 글로벌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기업의 이익이 감소하고 재무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리라. 비단 대기업뿐만이 아니라 영세 자영업자분들도 2년간 30% 가까이 오른 최저임금 때문에 아르바이트 고용을 줄이고 점주가 본인이나 가족을 동원해 매장을 운영하는 현실에 불만을 토로했다.

다행히 내년도 최저임금 상승률은 최근 2년간 두 자리 상승률보다는 낮은 2.9%로 정해졌다. 기업 입장에서는 Panic zone의 바깥으로 몰리는 상황은 피하게 되었다. 다음에는 무엇이 남았을까. 주52시간 근로제가 아닐까.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확대하는 사항이나 재량근로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등에서 기업의 현실을 반영한, 그 현실에서 너무 먼 거리가 아닌 한 발짝만 더 나아간 수준인 Learning zone에서 절충점을 찾으면 좋겠다.

특히 연구개발 분야에서의 재량근로제의 경우 취약해지고 있는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제고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절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그리고 근로자 입장에서도 Panic zone이 아닌 영역을 찾되 성과의 분배는 정확하고 공정하게 이뤄지는 방향으로 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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