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量子기술, 한국이 판 바꿀 수 있다

장준연 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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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17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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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量子기술, 한국이 판 바꿀 수 있다
장준연 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장
우리가 누리고 있는 컴퓨터, 스마트폰, 초고속 광통신 등은 과거엔 미지의 영역이었던 나노 기술(Nano technology)에 기반하고 있다. 나노 기술이란 마이크로미터(백만분의 1미터) 이하의 작은 크기 영역에서 조작·제어·발현되는 현상을 기반으로 한 기술을 일컫는다. 이제 나노 기술의 영역보다도 더 작은 미시세계에서 관찰되고 적용되는 양자 효과(Quantum effect)가 주목받고 있다. 2010년 이후 양자역학적 현상을 직접 제어하고 활용하는 양자정보기술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패러다임의 전환기가 도래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더불어 양자기술은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표하는 핵심기술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선진국들은 앞다투어 양자기술 개발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을 능가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로 양자기술을 선정하고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캐나다는 2002년 블랙베리 창업자인 마이크 라자리디스(M. lazaridis)의 기부를 바탕으로 워털루 대학에 양자기술연구소(IQC)를 설립하여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선진국 대비 초기단계 수준이지만 최근 그 가치를 인식하고 정부 주도의 대규모 연구사업을 준비 중이다.

양자 기술은 크게 양자컴퓨팅, 양자통신, 양자센서로 분류할 수 있다. 이 중 양자컴퓨터는 실제 활용되는 상용화 시점이 20~30년 이후로 예상되어 가장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한 분야라 할 수 있다.

반면 양자통신은 이미 국내 통신기업들이 상용 광통신망을 이용해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분야다. 양자센서는 최근 사물인터넷(IoT)시대가 열리면서 데이터를 측정하고 수집하기 위한 센서의 중요성이 확대되어 관심이 증가하는 추세다. 뿐만 아니라 반도체 기술 발전에 있어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단초로도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지속적으로 작아지고 있는 실리콘 반도체는 최근 10나노미터(nm) 공정개발에 이어 7나노미터(nm) 수준의 기술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점점 작아지는 실리콘 반도체 기술 개발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미세공정에서의 노광시스템 정밀도다. 수 나노미터(nm) 이하의 미세공정에선 기존에 사용하던 저렴한 레이저 광학시스템이 물리적 한계에 부딪혀 결국 매우 높은 비용이 드는 극자외선(EUV, extreme ultraviolet) 공정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양자 센서는 기존 센서가 제공할 수 없는 높은 수준의 정확도와 신뢰도를 제공할 수 있다. 아직 기본 연구 단계이지만 양자센서는 결과적으로 극자외선 공정보다 저렴한 시스템에서 나노미터(nm) 이하의 원자층 위치를 제어하고 반도체 미세공정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물질의 표면을 원자 단위로 패터닝하는 새로운 개념의 반도체 소자의 개발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자센서는 이처럼 반도체 기술에 응용될 뿐 아니라 우리 실생활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양자센서 중에는 빛의 가장 기본단위인 광자(photon) 한 개를 측정할 수 있는 단광자 센서가 있다. 이 센서를 통해 두 개의 얽힘 광자를 이용하면 사물과 접촉하지 않고도 사물의 영상을 만들 수 있다. 이를 레이더에 응용한다면 상대편의 전투기가 레이더에 포착되는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적 전투기의 영상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양자 자기장 센서를 활용하면 살아있는 세포의 내부까지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정밀도로 자기공명영상(MRI) 측정이 가능하다. 양자 나침반은 전파가 닿지않는 지하, 수중에서 GPS 대용으로 사용이 가능할 정도로 정밀도가 높다. 실제로 양자 나침반이 유럽 해군 잠수함에서 현장 테스트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양자센서는 반도체 공정기술 및 나노 광학기술과 융합하여 실험실 뿐 아니라 우리 실생활에서 사용이 가능한 소형·저전력·고성능 센서로 발전되고 있다. 향후 가격경쟁력까지 갖추어 양자 센서가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것을 예측했을 때, 이 시장에서 한국은 선진국 경쟁자들과 동등하게 출발할 수 있는 원동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미 우리나라가 월등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반도체 분야의 기술과 실험실에서 연구 중인 양자 센서 기술의 융합을 시도한다면 남다른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도 이제 반도체와 나노기술의 시대를 지나, 양자라는 새로운 기술이 도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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