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차익 기대에 경쟁 치열… 집값 안정 효과는 미미할듯
건설업계 "후분양으로 내몰아"… 정부 "철저히 대비할 것"
건설업계 "후분양으로 내몰아"… 정부 "철저히 대비할 것"
사진은 상반기 수도권 청약경쟁률 1위를 차지한 위례포레자이 견본주택의 모습. 이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공공택지 분양단지로 시세차익 기대감에 100대 1의 청약경쟁률을 넘어섰다.
이상현 기자
'분양가 상한제' 민간택지로 확대… 부작용 우려
[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공공택지의 경우 분양가가 주변시세 보다 최대 절반 가까이 낮게 책정되지만 정작 분양 후 몸값이 최대 3배 이상 뛴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대한 부작용 없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 방침을 밝혔지만, '로또' 청약광풍만 불러오고 집값 안정 효과는 미미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오히려 공급 위축으로 장기적으로는 집값 불안만 가중시키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검토 중인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이르면 이달 중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에 담을 세부 기준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르면 이달, 늦어도 다음달 중으로는 입법예고에 들어갈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부작용 우려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토부는 이에 대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해 "분양가 상한제 도입에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는 방향으로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분양가 상한제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과거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됐던 공공택지 분양단지들의 몸값이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은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공공택지 분양단지는 현재 민간택지와 다르게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아파트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단지별로 살펴보면, 2013년 분양된 강남데시앙포레는 분양당시 3.3㎡당 1355만원대에 분양됐지만 현재는 3.3㎡당 4489만원대까지 급등했다. 세곡2공공주택지구에 공급된 이 단지는 2014년 입주해 2016년 8월부터 거래가 가능한 단지다. 실거래가를 살펴보면 돼 분양당시 4억원대였던 59㎡A 타입이 2016년 9월 6억8000만원부터 거래됐지만 지난 6월에는 10억7200만원까지 올랐다. 3년 사이 오른 실거래가는 약 3억원으로 1년에 1억원씩 꼬박꼬박 올랐다. 분양가에 비해서는 무려 6억원 이상 오른셈이다.
서초구 내곡동 서울 내곡공공주택지구에 2013년 10월 분양된 서초더샵포레 역시 분양당시 3.3㎡당 1264만원대였으나, 현재는 3542만원으로 평당 2000만원 이상, 공급 당시 분양가보다 약 3배 가까이 상승했다. 거래가 가능한 2015년 1월 전용면적 84㎡의 실거래가는 5억9000만원선이었으나, 지난해 9월에는 12억5000만원까지 오른가격에 실거래됐다.
최근 청약시장에서 소위 '로또청약'이라고 불리는 사례가 시세가 저렴한 공공택지 지구 분양단지에 실제로 재현되고 있는 셈이다.
최근 분양단지만 살펴봐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공공택지 분양단지는 시세차익 기대감에 청약경쟁이 '하늘의 별 따기' 수준으로 치열하다.
올해 상반기 수도권 분양단지 중 가장 청약경쟁률이 높았던 위례포레자이의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30.33대 1에 달했다. 487가구 모집에 6만3472명이 몰리면서다. 이 단지가 위치한 북위례는 공공택지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책정됐다. 위례포레자이의 분양당시 분양가는 3.3㎡당 평균 1820만원으로, 남위례 아파트 시세가 3.3㎡당 2000만원대 후반~3000만원대 후반 정도에 형성돼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이어 4월 분양된 후속단지 힐스테이트 북위례 역시 상한제가 적용돼 1833만원대에 분양됐으며 청약경쟁률 역시 77.28대 1로 매우 치열했다.
이렇다보니 건설업계에서도 분양가 상한제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분양가상한제는 신규 분양주택의 가격 억제를 통해 주변 기존주택가격에도 하향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데 중점이 있지만, 실제 주택시장에서의 가격조절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다고 할 수 있다"며 "2017~2019년 서울에서 분양된 아파트 대부분의 현재 시세는 당초 분양가 대비 최대 100% 안팎으로 상승해 가격상승률이 대체로 주변 시세를 따라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민간택지의 경우 분양가 상승을 인위적으로 일시 억제할 뿐 서민의 주거안정과 상관없이 수분양자의 시세차익만 키워주고 주택시장에서도 가격안정 효과보다 후분양으로 내모는 부작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도 "주택시장이 하강국면이라면 분양가 상한제가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오히려 분양 후 가격이 급등하며 주변 시세를 따라가는 경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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